먹거리와 건강

따뜻한 봄날 노점판매 김밥 식중독 주의

pulmaemi 2009. 4. 3. 11:17

완제품으로 사와 밤늦게까지 노상에서 상온 판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 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인기가 높다.

과거에는 떡볶이와 어묵 등 몇가지 안되는 한정된 메뉴였지만 지금은 그 종류를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이다. 이들 음식은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젊은이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하며 지금도 그 자리에서 손님 맞을 맞고 있다.

한국의 거리 문화에서 결코 빠트릴 수 없을 정도로 우리에겐 너무나 친숙한 길거리 음식. 그러나 그 뒷면에는 일부 업주의 위생개념 부족으로 여전히 지적을 받고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종각역 입구에부터 종로2가 사이에는 떡볶이, 어묵 등을 파는 노점들이 줄을 서 있다. 이들 노점에는 떡볶이, 어묵, 김치전, 순대, 김말이, 만두튀김, 야채튀김 등 노점마다 판매되는 음식은 조금씩 다르고 맛도 다르다.

이중 공통되게 볼 수 있는 음식도 있다. 바로 떡볶이와 어묵 그리고 김밥이다. 이중 김밥은 노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노점상들이 김밥을 제조하는 곳에서 가지고 오는 만큼 형태와 맛은 대부분 비슷하다.

일반 분식점이나 김밥 전문점의 경우 일정량만 만들어 놓고 판매를 하거나 주문을 받은 후 김밥을 만드는 것과는 달리 노점에서 판매되는 김밥은 유통이나 관리부분에서 다소 문제점을 제기할 수 있다.

우선 노점이라도 나름대로 조리도구가 갖춰져 떡볶이와 튀김류 등이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김밥은 노점상들이 영업을 시작하기 이전에 만들어져 각 노점으로 이동됨에 따라 유통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이다.

상온에서 장기간 판매하다 보니 음식의 변질도 우련된다. 김밥은 변질이 빨라 편의점의 경우 샌드위치 등과 함께 신선음식으로 따로 관리하고 있다. 분식점에서도 많은 양을 만들어 놓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편의점 업체의 경우 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등이 생산되면 온도 조절장치가 탑재된 차량으로 운송하게 된다. 특히 본사에서 차량의 온도를 체크할 수 있는 등 관리가 보다 강화되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의 판매도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편의점 업체에서는 유통기한 체크 시스템을 도입해 시간이 경과된 제품이 바코드기를 통과하면 ‘삐~’ 소리를 내게 하는 등 유통기한에 대한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2일 종로 대로변 대부분의 노점에서는 김밥을 판매하고 있었다. 노점 대부분은 김밥을 제조한 곳에서 포장한 비닐 채 다른 음식들과 함께 진열해 놨고 옆에는 비닐포장을 뜯지 않은 김밥도 함께 진열해 장시간 상온에서 관리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 노점의 경우 오후 1~2시경 영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영업을 시작하면서부터 밤늦게까지 김밥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날 밤 9시경에도 김밥은 시민들에게 판매되고 있었다.

친구를 만나러 종로를 찾았다는 직장인 정모(31)씨는 “간편하게 먹으면서도 배를 든든하게 해 평소 김밥을 무척 좋아한다”면서 “하지만 노점에서 파는 김밥은 바로 만들어서 바로 판매되는 것도 아니고 상온에 그대로 노출돼 먹기가 조금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일 확인 결과 길거리 음식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김밥은 비닐포장이 벌려진 채 진열돼 먼지나 매연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상온에서 보관되고 있었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지역 길거리 음식에 대한 수거·검사를 지난해 10월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수거검사는 김밥을 비롯해 샌드위치, 햄버거, 만두, 떡볶이, 튀김류는 물론 포장마차에서 파는 안주류와 어묵국물, 젓가락, 스티로폼그릇, 비닐포장지, 종이컵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역주변, 도로주변, 학교주변 등을 포장마차 81개소와 노점 20곳 등 총 101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김밥류의 경우 12건을 검사한 결과 2건에서 대장균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한 음식에 의한 식중독의 가능성도 있어 길거리 음식을 먹고자 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길거리 음식이라고 해서 모두 식중독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김밥류의 경우 장시간 상온에 노출될 경우 식중독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식중독은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하는 것뿐 사계절 내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 (hjsh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