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임산부들, 탈 없이 명절 자~알 보내는 방법'

pulmaemi 2009. 1. 22. 11:31

다가오는 설, 임신부들 이것만은 '조심'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23주차에 접어든 임신부 정수연(31·가명)씨는 "친정 부모님이 부산에서 가게를 하셔서 이번 설에 안 내려가면 출산 때까지 못 뵐까봐 미리 기차표를 예약했다"며 "혹시 오랜 시간 기차를 타면 이상이 없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코 앞에 앞둔 지금 오랜 만에 가족들과 만날 생각에 설레는 것은 임신부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말하는 명절 때 '이것만은 조심'해야 하는 것들에는 고위험군 임신부의 장거리 여행, 술과 담배(간접흡연 포함), 스트레스, 과식, 감기 바이러스 등 이다.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 태아의 성장발달 및 신생아 체중에 영향을 미치고 태아 때 받은 스트레스가 출생 뒤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은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임신부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즐겁게 설 연휴를 보낼 수 있을까.

◇ "장거리 여행, 괜찮을까요?"

임신 중 여행에 있어서 전문의들은 정상적인 임신부의 가벼운 여행은 허용하고 있지만 임신기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임신 9주 전에는 정상 임산부도 유산이나 조산의 우려가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36주 이하 말기에는 언제 분만 진통이 올지 모른다. 이 때 의료기관이 가까이 없을 경우엔 문제가 되므로 장거리 여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설 명절 때 불가피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한다면 임신 중기가 좋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하지만 여행을 아예 자제해야 하는 임산부도 있다. 유산의 경험이 있는 초기 임신시기의 여성이나, 임신중독증, 전치태반 등의 고위험 임신부는 여행을 삼가야 한다. 문제가 없는 임신부라도 여행 전에는 미리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하대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는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 산모들은 안전벨트를 압박되지 않도록 차고 움직이지 않은 채 너무 오래 앉아있으면 정맥류나 혈전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자동차보다는 움직일 수 있는 기차가 낫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할 경우 자궁수축이 될 수 있으므로 1시간에 한 번은 가볍게 걷고 혈액순환을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많이 먹는 것보다 잘 먹는 게 '중요'…술은 NO!

음식의 유혹이 가장 많은 명절에 벼르고 별렀다가 한꺼번에 많이 먹고 소화불량이나 배탈 등을 호소하는 임신부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많이 먹는 것과 잘 먹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임신기간 중 영양과다로 인한 비만은 산모 본인도 불편할 뿐만 아니라 산후 비만이나 당뇨·고혈압 등 임신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태아가 비만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날 수 있다.

실제로 임신을 하면 활동량이 줄어 평소보다 열량 소모가 감소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열량 보충이 필요 없다는 주장도 있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는 "BMI 지수(신체질량지수)가 26 이상인 산모는 경도비만으로 볼 수 있다"며 "비만 임신부의 경우 자연분만이 힘들 수 있어 양보다는 영양균형이 더 중요하고 1달에 1.6kg 미만으로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혹시나 임신부가 명절기간 중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 돼 감기약을 먹거나 다른 약을 복용할 일이 생긴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감기약이나 항생제, 소화제 등은 상당수가 태아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드름 치료제는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임신 중이라면 절대 금기인 약물이며 약물 복용 시 만약을 대비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어 한 교수는 "명절 때 술 한두 잔 정도 괜찮겠지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술은 태반을 그대로 통과해 태아알콜스펙트럼장애를 증가시키고 출산 후 집중력 저하나 학습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 아예 안 마시는 것이 좋다"며 "임신부가 고열이 날 경우 태아의 신경관 결손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elle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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