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는 미세먼지 해결...실내 습도유지 필수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눈에 보이는 먼지가 안 좋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안 좋을까?
미세먼지는 작으면 작을수록 더 무섭다. 미세한 분진은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침투해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유해 물질인 중금속 등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
5살 난 아이를 키우는 김준영(30)씨는 "황사 때문에 창문을 꼭꼭 걸어 닫았다가도 밖에서 들어오면 옷에 미세먼지가 붙어 들어온 것은 아닐까 하고 다시 환기를 시켜야 하나 고민된다"며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서 걱정되는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먼지 없애려고 청소기 돌렸는데..."
화창한 봄을 맞아 대청소를 하려고 진공청소기를 돌렸는데 오히려 배출구나 심지어 바퀴틈새, 코드구멍으로 미세먼지가 나온다면 정말 끔찍한 일일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2004년 12월부터 2005년 1월까지 실시한 진공청소기 미세먼지 배출 테스트 결과 진공청소기가 흡입한 먼지를 배출구에서 많게는 80%, 적게는 50%이상 뿜어낸다는 발표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던져 주었다.
그 이후 2006년도에 행한 2차 테스트에서는 업계의 노력으로 미세먼지 배출이 거의 개선된 결과를 보였지만 자동차 등의 청소에 흔히 쓰이는 핸디형 청소기는 빨아들인 먼지를 80~100% 그대로 내보내고 있어 문제였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많이 개선됐을까. 본지 취재결과 대부분의 업계에서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장치인 '헤파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미세먼지를 막는 것으로 특화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또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업그레이드 된 헤파필터의 경우 99.9%까지 미세먼지를 막아준다.
한국소비자연맹 이향기 부회장은 "최근 KS인증을 받은 몇 개 제품군을 골라 조사를 했을 때도 미세먼지를 거의 배출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핸디형 청소기의 미세먼지 배출은 조사해보지 않았지만 헤파필터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품이 장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헤파필터가 있다고 해서 완벽한 것은 아니며 실링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헤파필터가 촘촘하지 않은 경우 먼지가 샐 수 있다"며 "다양한 종류의 청소기가 있지만 구입 시에는 헤파필터의 성능을 꼼꼼하게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천식환자, 어린이, 노인에게 '위협적'
보통 먼지의 직경이 10㎛미만이면 '미세먼지'이며 2.5㎛미만이 되면 '극미세먼지'라고 부른다. 극미세먼지는 소각과정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공정 등에서 나오며 미세먼지에 비해 훨씬 더 독성이 강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일반먼지와 미세먼지의 가장 큰 차이는 형성되는 방식이다. 일반먼지와 달리 미세먼지는 중금속이나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등이 화학적 반응을 통해 결합해 응축된 것이다.
일반먼지는 신체 내에서 배출할 수 있는 방어기전이 있어서 코털을 통해 혹은 기침이 나와 걸러내는 반면 미세먼지는 바로 폐 속으로 뚫고 들어가 폐나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원진녹색병원 이상윤 산업의학과장은 "미세먼지가 우리 인체에 들어올 경우 천식 등 만성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는 물론이고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더 위협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하대병원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미세분진은 기관지의 민감도를 변화시켜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환자들의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고 눈에 들어갈 경우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하므로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청결 '기본', 적정습도 유지 '필수'
오늘날 현대인은 하루 24시간 중 80% 이상을 실내에서 보내게 되는데 인체에 미치는 실내공기의 오염이 대기오염보다 더 크다.
이러한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신선한 공기로 교체하지 않으면 실내에 각종 미생물의 군집이 생겨나서 세균과 곰팡이, 진드기 등의 서식처가 될 수 있다.
보건환경연구원 대기환경팀 김남진 연구관에 따르면 보통 미세먼지가 외부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경우는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 정전기로 인해 붙어 들어오는 경우가 많고 주방에서 불을 피울 때 그을음에 의해 생성될 수 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에 대비해 얼굴과 손발을 깨끗이 씻고 먼지로 덮인 물건들은 털지 말고 씻어내는 방법으로 제거해야 한다.
또 실내의 습도가 높을 경우 곰팡이나 박테리아가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데 이와 관련해 임종한 교수는 "너무 건조해도 문제고 너무 습해도 문제가 되므로 적정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도로 인근에 거주하거나 분진피해가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창문을 가급적 열지 말고 공기청정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elle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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