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음주 즐기는 '임신부' 증가 추세…10명 중 4명

pulmaemi 2014. 5. 23. 14:04

지능저하·성장장애·ADHD 등 장애 겪을 확률↑

 

[메디컬투데이 오승호 기자]

임신 중 음주를 즐기는 임신부가 최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는 최근 조사 결과 임신부 10명중 4명 가량이 임신기간에 1회 이상 음주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연구팀이 임신부 355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2년 조사를 시행한 결과, 알코올에 1회 이상 노출된 경험이 있는 임신부가 절반에 가까운 41.7%(148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회 5잔 이상 마시는 습관적 음주자도 무려 26.5%(9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2년 전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음주 경험이 있는 임신부의 비율이 35%(215명/614명)였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술을 마시는 임신부가 오히려 19%나 증가했다. 습관적 음주자 역시 23.2%(134명/577명)에서 26.5%로 14% 증가했다.

특히 음주 군이 비음주 군에 비해 흡연 및 약물에 대한 노출빈도가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 평소 술을 자주 마시던 임신부일수록 임신 초기 음주비율이 높게 조사돼 술에 대한 임신부의 잘못된 습관과 인식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정열 교수는 “임신 중 술을 마신 임신부의 태아는 지능저하, 성장장애, 얼굴 기형이 유발되는 태아알코올증후군(FAS)과 출산 후 장애가 바로 나타나진 않지만 아기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학습장애, ADHD를 유발하는 태아알코올스펙트럼장애(FASD)를 앓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는 알코올의 비산화대사물질(FAEEs)이 태아세포에서 에너지대사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물질(ATP)의 생성을 직접적으로 방해함으로써 아이의 지능과 신경발달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한 교수는 “건강한 아기 출산을 위해 첫 째로 해야 할 일은 바로 계획임신을 통해 술과 담배를 비롯한 유해물질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음주에 관대한 임신부 및 사회적 인식을 변화·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오승호 기자(gimimi@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