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건강컬럼] 내 아내의 심장은 괜찮은가?

pulmaemi 2014. 5. 19. 09:06

조경임 교수/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심장내과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

일반적으로 심장병 하면 생각나는 위험인자가 남자들에게 흔한 담배, 복부 비만, 고혈압이고 심근경색(심장마비)으로 쓰러진 유명한 사람이 대부분 남자이기 때문에 심장병을 남성의 병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주부들도 자기 심장이 병든 줄 모르고 남편 심장만 걱정한다. 그러나 이는 큰 착각이다. 어떻게 보면 남성의 심장보다 여성의 심장이 더 큰 위협에 처해 있다.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은 우리나라 여성 사망원인 중 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지난 10년 새 남성보다 훨씬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소홀히 여겨지는 이유는 남성보다 더 늦게 발병하기 때문이다. 남성은 30~50대 한창 일할 나이에 쓰러져 주목을 받지만 여성은 50대 이후에 주로 발병해 세상의 이목에서 멀어지고 있다.

여성의 심장병은 폐경이 되면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에스트로겐은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을 많이 분비하게 하고 혈관벽을 두껍게 만들어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분비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 이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 LDL이 혈관벽에 두껍게 쌓여 동맥경화가 일어나고 심근경색의 위험도가 커진다.

또한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 심장주변 혈관과 심장벽도 점점 경화돼 심근경색의 위험이 더욱 커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여성의 심근경색은 남성보다 사망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여성의 심장병이 더 위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다. 첫째, 여성이 남성보다 신체 구조상 심장도 작고 혈관도 가늘어 심근경색이 일어날 경우 악화되는 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것이다.

둘째, 남성은 대부분 가슴이 쥐어짜는 듯하고 찌릿찌릿한 전형적인 전조증상을 나타내는 반면 여성들은 비특이적인 증상이나 소화불량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려 소화제만 복용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여성이 남성과 다른 심근경색의 증상을 나타내는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여성의 호르몬체계와 자율신경체계가 남성과 다른 것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하고 여성의 경우 심근경색이 일어났을 때 심장 주변의 자율신경계가 소화기관이나 타 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더 강해 전조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

따라서 폐경기 이후 소화불량이나 극심한 피로감 등과 함께 전에 없던 가슴 답답함과 통증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 진단을 받는 게 좋겠고 폐경기 이후 1년에 한번은 심장검진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