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유방암 환자 절반 이상, 중증의 정신적 스트레스 겪어

pulmaemi 2014. 5. 27. 15:18

2명 중 1명 정신적 고통, 사회와 가족 내에서 겪는 삶의 질 저하 심각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중증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는 한국인 유방암 생존 환자의 디스트레스(distress)와 삶의 질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30개의 전국 대학병원 및 유방암 전문병원 생존 환자 109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542개의 유효한 응답을 분석에 사용했다.

조사 결과 유방암 생존 환자의 평균 디스트레스 점수는 4.04점이었다. 중증 스트레스로 분류하는 4점 이상의 디스트레스를 경험하는 환자가 50.7%(275명)에 달했으며 12.7%(69명)는 8점 이상의 심각한 디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3.1%는 디스트레스의 정도가 10점으로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원인과 정도에 관계없이 암환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을 통칭해 ‘디스트레스’라 한다

특히 30세 미만의 환자는 디스트레스 지수가 비교적 높은 6점을 기록했다. 40~50대 환자의 디스트레스 지수가 3.87점인 것을 고려하면 약 1.5배나 높은 수치이다.

유방암 발병 이후 외모 변화나 치료 후 불임 우려 등에 대한 고민으로 젊은 유방암 환자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윗세대보다 심각한 디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디스트레스 지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유방암 환자 삶의 질 평가도 함께 진행했다.

유방암 치료의 기능 평가(FACT-B)를 활용해 ▲신체적 상태 ▲사회∙가족적 상태 ▲정서적 상태 ▲기능적 상태 ▲유방암 특이적 상태로 나눠 삶의 질을 측정했다. 다섯 개 항목의 총점 평균은 95.28점(최대점: 148점)으로 다른 나라와 크게 차이가 없었으며 10점 만점으로 환산 시 6.44점을 기록했다.

각 상태에 점수를 1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특히 주변인과의 관계를 의미하는 영역인 사회/가족적 상태의 삶의 질 5.88점에 그쳐 가장 낮았다.

유방암 치료 후 우려하는 신체적, 기능적 상태보다 사회적인 상태의 삶의 질 하락이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업이 있을 때 삶의 질 점수(6.8점)가 없을 때(6.2점)에 비해 높아 사회 활동이 삶의 질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결과 역시 도출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신혁재 교수(명지병원 외과)는 “유방암은 5년 생존율이 91%로 높고 여성성 상실 등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다”며 “암의 치료와 재발 예방 외에 사회적, 심리적 문제 해소를 위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준원 교수(단국대병원 외과)는 “특히 사회적 상태에서 느끼는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한 만큼 사회 복귀를 위한 꾸준한 지원과 유방암 환자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지속 진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다. 효과적인 디스트레스 측정을 위해 스트레스의 주관적 정도를 0(전혀 없다)에서 10(매우 하다) 사이의 숫자로 평가하는 시각적 척도인 디스트레스 온도계를 활용했으며 삶의 질 측정을 위해서는 유방암 치료의 기능 평가(FACT-B)를 사용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