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

잇몸 속 숨어있는 사랑니, 방치하다 턱뼈 녹이는 낭종 만든다

pulmaemi 2014. 2. 18. 14:22

심한 경우 안면비대칭까지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최근 회사 건강검진 차 치과를 찾은 김모(남, 32세)씨는 어금니쪽 잇몸 속에 사랑니가 숨어있어 사랑니에서 지름 2cm 정도의 물혹이 생겨 턱뼈를 녹이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평소 어금니 부위가 전혀 아프거나 이상을 느끼지 못했던 김씨에게 의사는 검진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면 물혹으로 턱뼈가 녹아 부러지거나 심하면 신경 손상과 안면비대칭까지 생겼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니는 턱뼈가 작아진 현대인들의 구강 공간 부족으로 대부분 비뚫게 나거나 아예 턱뼈 속에 묻혀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대부분 심한 염증이나 물혹이 생긴 후에나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보고에 의하면, 완전히 잇몸뼈 안에 묻혀 있는 매복 사랑니의 약 3~23% 정도에서 물혹이나 종양 등 골치 아픈 합병증이 발생, 턱뼈를 녹이고 상당히 크게 잠식할 때까지 증상이 없어 대부분 치과 치료 중 우연히 발견되거나 건강검진에서 발견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물혹이 점점 커져 주변 치아가 흔들리거나 시린 증상을 보이거나 갑자기 입에 찝질한 고름같은 진물이 나오면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물혹이 커진 경우가 많다.

▲검진 모습(사진=서울대치과병원 제공)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명훈 교수는 “잇몸 속에 묻혀있는 사랑니의 머리 부위 염증이 반복되면서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가 물혹으로 발전해 물이 차면서 커지게 되는데, 물혹이 커지면서 턱뼈를 녹이게 되고 이에 따른 합병증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수롭게 보지 않았던 사랑니에서 출발한 물혹이 가져오는 합병증이 의외로 심각하다는 것이다.

물혹이 자라서 턱뼈를 녹이면 인접한 어금니가 흔들리게 되고, 턱뼈가 약해져 쉽게 부러지기도 한다. 물혹이 턱뼈 안의 신경을 압박할 정도가 되면 심한 통증이나 마취가 된 듯한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심하면 턱뼈가 물혹에 의해 부풀어 올라 외관상 얼굴 모양에 변형이 와서 안면비대칭까지 올 수 있다.

일단 물혹이 발생하면 원인을 제공한 사랑니와 더불어 수술적으로 물혹을 제거해야 한다. 사랑니와 물혹을 동시에 제거해야 하는 경우 신경과 남은 턱뼈를 보존하면서 수술을 진행하여야 하므로 수술의 범위가 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평소 사랑니가 비록 불편감이 없다고 할지라도 가까운 치과에서 검진을 통해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명훈 교수는 “사랑니와 물혹은 일반 치과에서 X-ray 검사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20대에 사랑니가 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니가 없다고 섣부르게 자가진단을 해서는 안되며, 불편감이 없더라도 평소 주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하여 구강위생 관리를 받으면서 검진으로 조기발견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 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