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사회

‘가족도 우울증’, 치매환자 가족은 방치상태?

pulmaemi 2013. 12. 2. 10:39

정신적·경제적 이중고 시달려…환자 가족에 대한 적극적 지원책 마련돼야

 

[메디컬투데이 신은진 기자]

고령화사회와 함께 치매환자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치매특별등급을 마련하는 등 치매환자 관리에 나섰다. 국내 치매환자 관리는 아직 시작단계다. 완전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치매환자의 증가는 고통받는 가족들의 수도 증가시켰다. 치매환자 관리도 어려운 상황에서 치매환자 가족들은 방치되고 있다. 해결방안이 시급하다.

◇ 환자는 늘고 정책은 느리고…고통받는 치매환자 가족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치매인구는 2008년 42만1000명에서 2012년 53만4000명으로 11만3000명이 늘어났다.

65세 이상 전체 인구와 비례한 치매 유병률 역시 8.4%에서 9.1%로 치매 발병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치매 인구가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에는 치매 노인 수가 238만명에 육박하고 치매 유병률은 13.2%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퇴행성질환인 치매는 시간이 갈 수록 상태가 악화된다. 장기간 치료를 필요로 하기에 유지치료만 하더라도 최소 10년이상의 간병을 필요로 한다. 결국 간병을 위해서는 요양기관의 도움을 받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치매환자의 가족들은 정신적·경제적으로 고통받는다.

2010년 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치매에 소요되는 비용은 310만원이다. 관절염 40만원, 고혈압 43만원, 당뇨 59만원, 뇌혈관 204만원 등 5대 만성질환보다 높은 수준이다. 뿐만아니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2011년 치매노인실태조사를 봐도 치료비용규모가 2010년 8조7000억원이었던 것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2050년에는 134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문제가 이러첨 크지만 정신적 문제는 더욱 크다. 노인사회복지센터 관계자는 치매환자 가족을 ‘숨겨진 환자’라고 부른다.

치매환자 가족들은 환자를 돌보는데서 오는 사회적 활동제한, 가족관계의 부정적 변화, 심리적 부담, 재정 및 경제활동의 변화로 인한 부담, 신체적 건강상의 부담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환자를 가족이 돌보는 일이 당연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이 같은 감정을 내보이는 것이 부정적인 일로 받아들여지는 일이 많은 상태다. 이로 인해 정부가 환자 가족을 위한 상담시설을 운영해도 제대로 이용신청조차 하기 꺼려지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환자 가족들은 속으로만 문제를 앓다 우울증을 겪는 사례가 많다는게 사회복지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 혼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정부지원 시급

상담센터 관계자는 “최근에 들어서야 환자를 돌보는 일이 너무 힘들다, 우울하다는 감정을 표출하고 상담을 요청하는 일이 다소 증가하고 있다”고 전한다.

정부는 올초 치매노인 및 보호자에 대한 상담과 지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치매가정의 간호 부담 완화와 치매노인 가족 모임 활성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덕분에 상담을 원하는 치매환자 가족이 다소 늘어났다.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한 지원이지만 이전에 비해 늘어난 정부의 관심이 작게나마 효과를 보인것이다.

이에 노인사회복지센터 관계자는 “정부의 관련 정책이 미흡한 부분이 있긴하지만 그래도 매년 늘어나는 관심과 지원에 바뀌는 부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환자가족들에 대한 관심은 치매로 인한 또다른 환자를 만드는 일을 예방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경제적인 지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치매검사 진행에 1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소요되기에 일부 지원이 되더라도 부담이 큰 비용이라는 것이다.

또한 “치매환자 53만명 중 국가가 지원하는 요양시설과 간병인 도움을 받는 사람은 14만 9000명뿐이고 나머지는 가정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만큼 요양시설과 간병인 등의 도움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노인장기요양보험 치매특별등급 도입을 위해 최근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환자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신은진 기자(ejsh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