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노력이 '똑똑한 아이' 만들어...
4살 연하와 결혼에 골인한 직장인 박선영(33)씨는 16주차 예비엄마다. 박씨는 "점점 아이를 늦게 가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늦은 나이에 임신을 했고 일찍 시집 간 친구들이 아이 기르는 것을 옆에서 다 봐 온 터라 태교에 더 신경을 쓰고 돈을 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21번 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고 태어나 정신박약, 신장이나 심장기형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다운증후군'은 35세 이상인 여자가 낳은 아이 중에 많다는 것이 밝혀진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이것과는 상관없이 나이가 많은 여성이 낳은 아이가 지능이 높고 반대로 나이가 많은 남성이 낳은 아이는 지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나이 많은 여자, '양육'에 더 민감?
호주 퀸즐랜드 대학 뇌연구소의 존 맥그래스 박사는 3만3437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생후 8개월과 4세 때 분별지각 테스트를, 7세 때는 인지기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출생 시 아버지의 나이가 많은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지능이 다소 떨어지고 반대로 어머니의 나이가 많을수록 아이의 머리가 좋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이유에 대해 맥그래스 박사는 "여성은 출생하기 전에 평생에 쓸 난자가 형성돼 DNA가 비교적 안정 상태를 유지하지만 정자의 DNA가 변이를 일으키기 쉬워 뇌의 발달에 미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설이며 아이의 IQ를 결정하는 데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와 관련해 가천의과대 뇌과학연구소 김영보 교수는 "유전과 환경 어느 쪽이 지능에 더 영향을 주는 지는 과학계의 오래된 논쟁으로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므로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낳은 아이의 머리가 좋다고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피츠버그대학에서 나온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IQ를 결정하는데 유전자의 역할 비율은 48%에 불과하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는 "지능과 관련된 유전자는 임신 당시의 상황이나 출생 후의 환경 및 교육과 연관이 있다"며 "최근에는 충분한 영양 공급과 편안한 마음, 유해물질 차단 등 환경적 요인들이 유전적 요소와 맞먹거나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위와 같은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면 나이 많은 여성이 낳은 아이가 지능이 좋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어머니의 모성본능은 호르몬과 상관이 있으며 나이가 많은 여성은 식생활과 같은 영양이나 정서적 측면에서도 더 여유가 있어 아이한테 애착반응이나 자극을 많이 줄 수 있다.
반면 나이가 어린 산모의 경우 정서적으로나 성호르몬이 성숙되지 않아 아이한테 줄 수 있는 호르몬의 영향이 줄고 모성본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
이어 김 교수는 "아이의 반응에 빠르게 대처하고 자극을 주는 것이 좋은데 예를 들어 아이가 울 때 그것을 빨리 감지해 해결해 주면 만족감이 높아지지만 해결해 주지 못하고 상호교류가 되지 않으면 신뢰감이 떨어지고 자극이 덜 돼 두뇌발달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머리 좋은 아이, 부모가 함께 만들어..."
앞서 언급했듯이 어머니의 애착반응은 호르몬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모성본능'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경우는 호르몬이 때문이 아니라 의식에 의해 생성된다. 전두엽의 기능으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아버지는 학습을 해야 이런 의식이 생기며 육아에 대한 책임감이 어머니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자전거를 타다 다쳐서 울 경우 어머니의 뇌는 '공감의 뇌'로 아이가 얼마나 아픈지를 먼저 생각하는데 반해 아버지는 체계적인 좌뇌가 발달해 '왜 다쳤을까?', '누구 책임이지?'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차이를 보인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태교와 육아에 있어서 산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버지도 함께 참여해야 아이의 두뇌발달에 있어서도 효과적이다.
부모 모두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의 뇌 성숙에 따라 적절한 행동변화를 줄 수 있도록 아이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육아에 있어서 아버지의 역할은 어머니에 비해 다이나믹하며 간질이는 등의 신체적 자극도 아이에게는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부모가 다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 아이의 발달에 있어서 훨씬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elle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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