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건강

짠음식, 나도 모르는 사이 ‘위암’ 부른다

pulmaemi 2013. 5. 7. 11:00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건강한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올바른 식습관이다. 다양한 영양소의 고른 섭취는 장수를 부르지만 반대의 경우는 병을 야기한다.

특히 우리나라 남성 암 1위인 ‘위암’은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의 잦은 섭취로 인한 위점막 손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한위암학회 박조현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과 함께 ‘위암’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 대수롭지 않은 속쓰림, 위암 초기 증상일수도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사망의 3대 사인으로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이 꼽혔다. 암 중에서도 폐암, 간암, 위암 순으로 사망률이 높았다.

그 중에서도 위암은 우리나라 남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암이다. 최근 국가암정보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전체 암환자 중 남성은 위암이 2만179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여성은 갑상선암이 2만9790명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유독 위암의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20세기 초에는 우리나라처럼 위암의 발병률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8위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유독 위암 발병률이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박조현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짜게 먹는 식습관이 위암 발생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단 자극적인 음식만으로 위암 발생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반복적인 위점막의 자극으로 만성적인 위염을 가지게 되면 위암이 잘 생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위암에 대해 국민적인 불안감이 높은 이유는 바로 유명인들의 잇따른 사망원인이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위암은 5년 생존율이 약 70~80%에 달해 폐암이나 췌장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암에 속한다.

문제는 단순한 소화불량 같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겪는 증상이 위암의 초기 증상과 겹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도 간과하기 쉽고 결국 암을 키운 뒤에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가 많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속이 좀 쓰리거나 소화가 안되는 증상 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 위암을 조기에 진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병이 진행하면 출혈로 인해 대변이 검게 나온다든지, 팽만감이 심해진다든지, 목에서 걸리는 것 같은 증상,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지는 등 다양한 증상이 생기는데 이 경우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며 “따라서 식습관 개선과 더불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 내는 것이 최선의 예방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세계적 수준의 학회 위해 노력 아끼지 않을 것”

대한민국은 지금 웰빙이나 힐링 등 건강에 대한 화두가 각계 문화 전반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이는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데 있어 국민적인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써 박조현 교수는 의사와 학회, 정부가 제 위치에서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암정기검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의식이 변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것이다”라며 “의사들은 암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다학제 치료를 구현하고 연구를 활성화시켜 근거중심의 의학을 추구하는 일이 중요하며 학회는 연구자들의 학술활동을 최대한 지원해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부는 그동안 5대 암에 대한 정기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암의 조기발견에 일정부분 성과를 거둬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의학적 노력들이 제약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그리고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획일화된 규제를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한편 지난달 열린 ‘2013 대한위암학회 학술대회’에서 박조현 교수는 대한위암학회 신임 이사장으로 전격 취임했다. 임기 동안 그는 남다른 각오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대한위암학회 학술대회를 국제학술대회로 격상시키고 외국 의사들을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또한 이번 위장관 세부전문의 제도의 도입에 즈음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대한위암학회가 주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그는 “더불어 다학제학회로의 발전, 다기관연구에 대한 학회지원의 활성화, Journal of Gastric Cancer의 SCI 등재, 보험수가 개선을 위한 노력, 이 모든 것들을 염두에 두고 저희 새 임원진들은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