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치매 일으키는 원인과 치료 포인트 찾았다

pulmaemi 2013. 2. 21. 11:58

KIST-포스텍-성균관대 공동연구팀, 치매 예방 및 치료의 새로운 방향 제시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

치매 등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밝혀지며 이들 뇌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0일 의공학연구소 테라그노시스연구단 신연균 교수와 포스텍 시스템생명공학부 이남기 교수, 성균관대 유전공학과 권대혁 교수 공동연구팀이 알파시뉴클린 응집독소체가 치매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공동연구팀은 알파시뉴클린이 뇌 활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시냅스에서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저하시켜 기억 및 인지 활동의 저해를 가져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알파시뉴클린은 건강한 뇌세포에서는 뇌의 활성을 도와주는 이로운 물질이지만 자기들끼리 서로 엉키게 되면 치명적인 독소로 변해 치매, 파킨슨병 등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두 얼굴을 가진 물질이다.

실제로 전체 치매환자 중 약 30%가 알파시뉴클린이라는 뇌신경세포 단백질의 변질에 의해 발병됐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독소체가 어떠한 방법으로 뇌세포 활동에 해를 끼쳐 치매를 일으키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하나의 포낭 주머니가 세포막에 융합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첨단 단분자 융합 연구방법을 이용해 알파시뉴클린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스내어(SNARE)라는 단백질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개개의 포낭을 세포막에 융합시키고 그 융합과정을 조정하는지를 단계별로 분리하고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알파시뉴클린 여러 개가 엉켜 독소로 탈바꿈하면 스내어 단백질에 들러붙어 이들의 세포막 융합 활성을 무력화 시키고 여러 개의 포낭 주머니들을 응집하도록 만들어 시냅스로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급격히 저하시킨다는 것을 알아냈다.

결국 알파시뉴클린이 독소가 될 경우 시냅스의 신경전달 기능을 약화시키고 뇌의 기억 및 인지 활동의 약화를 가져오게 된다.

KIST 신연균 교수는 “이번 발견은 치매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 유발의 또 하나의 중요 인자인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 또한 비슷한 메커니즘을 통해 치매를 유발할 것으로 보이며 스내어 단백질의 무력화가 대다수의 치매 발병의 근본적 원인 중의 하나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KIST 및 교과부,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19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kimsh33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