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강수량과 자폐증 환자수 비례

pulmaemi 2009. 3. 5. 08:08
【시카고】 연간 강수량이 많은 지역에서 태어난 어린이는 자폐증 유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넬대학 마이클 왈드먼(Michael Waldman) 박사팀은 Archives of Pediatrics & Adolescent Medicine에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지견은 자폐증을 유발하는 환경요인으로 강수량이 관련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특히 유전적 소인을 가진 어린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과거 30년간 어린이 자폐증의 유병률이 약 2,500명 당 1명에서 150명당 1명으로 증가했다. 이유는 적극적인 관찰과 진단 기준의 변경일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원인도 있다는 지적이다.

왈드먼 교수는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자폐증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병인론적 지식은 한정돼 있다. 자폐증에는 생물학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환경적인 요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사팀은 1987∼99년에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주에서 태어난 소아 자폐증의 유병률 데이터를 이용했다. 또한 미국 기후센터가 조사한 강수량 데이터를 통해 각 주의 1987∼2001년의 연간 평균 강수량을 산출했다.

그 결과, 2005년 당시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주의 취학아동 자폐증 유병률과 1987∼2001년의 강수량이 확실히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사팀이 주목한 오리건주와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자폐증 유병률이 강수량이 많은 군에서 3세까지 거주했던 출생 코호트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일반적으로 자폐증 증상이 나타나고, 출생 후 환경요인이 표면화되는 시기와 일치한다.

이번에 관찰된 관련성에 대해서는 몇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강수량의 증가는 TV나 비디오 시청 등 실내활동 시간이 많아져 어린이의 행동발달과 인지능 발달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 각종 세제에 들어있는 화학물질 등 유해물질에 노출될 기회가 증가하는데다 비타민D를 생성시키는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강수량 자체가 직접 관련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박사는 “예를 들면 대기권 상층부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이 강우를 통해 지표에 닿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고찰했다.

그는 또 “강수량이 자폐증을 일으키는 환경요인이라는 직접적인 임상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번 예비적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향후 자폐증을 일으키는 환경요인의 유무와 그 분류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대학 노엘 와이스(Noel S. Weiss) 박사는 관련논평(2008; 162: 1095-1096)에서 “왈드먼 박사가 지적한 거리, 강수량 또는 강수량으로 인한 영향(TV시청 시간 증가, 비타민D의 감소, 실내 화학물질 노출 등)이 자폐증 이환율을 증가시킨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분석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와이스 박사는 첫 번째 이유로 자폐증 진단 기준에 지역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두번째로는 지역마다 강수량 원인 외에 강수량과 관련하는 다른 인자도 있어, 이것이 자폐증 발병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