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다리가 쉽게 붓고 아프다면?

pulmaemi 2012. 12. 21. 09:40

이재항 교수/ 동국대 일산병원 흉부외과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

“걸으면 걸을수록 다리가 아파온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쉽게 붓는다. 잠들기 전 다리에 쥐가 난다. 다리에 구불구불한 혈관이 튀어나온다. 다리가 천근만근 무겁다”

이와 같이 다리와 관련된 증상들은 매우 흔하게 발생하지만 대다수의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면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불편감은 비교적 간단한 진단법과 치료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혈관질환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몸에는 신체 어느 부위든 동맥과 정맥이 존재하며 동맥은 심장으로부터 신체의 다른 부위로 혈액을 운반하고 정맥은 이러한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사람은 직립 보행을 하기 때문에 다리에 있는 동맥, 정맥과 관련된 질환들이 흔하게 발생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폐쇄성동맥경화증과 하지정맥류다.

폐쇄성동맥경화증이란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으로 인하여 동맥 내막의 변성이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혈관의 탄력이 감소하며 석회화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결과적으로 동맥을 좁아지게 만들어 동맥혈 순환에 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대부분 오래 걸으면 다리에 통증을 느끼게 되고 때로는 양쪽 하지에 온도 차이가 나는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또한 치료가 제때 행해지지 않으면 피부색의 변화, 궤양의 발생 또는 괴사로 진행될 수 있어 최악의 경우 발가락 또는 발목의 절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조기 발견 시 혈관내스텐트삽입술 또는 풍선확장술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써 치료가 가능하며 이같은 방법이 불가능할 경우 전신마취 또는 척추마취 하에 인조혈관을 이용해 혈관 우회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수술과 함께 이 질환의 유발원인인 당뇨와 혈압 조절, 콜레스테롤 조절, 금연 등 생활 습관의 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조기 진단을 통해 이를 해결함과 동시에 이와 관련된 심장혈관, 뇌혈관에 대한 추가적인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

하지정맥류는 앞서 언급한 폐쇄성동맥경화증보다 더욱더 흔한 질환이다. 흔히 발목과 장딴지의 뒤쪽에서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온 혈관이 보이며 다리가 무겁고 쉽게 붓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잠들기 전 다리에 쉽게 쥐가 나며 피부의 색깔이 거무스름하게 변하는 것도 하지정맥류와 연관된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정맥혈의 역류를 방지하기 위한 판막이라는 구조물이 정맥벽에 존재하게 되는데 이러한 판막의 손상과 정맥벽의 변성이 원인이 된다. 유전적인 결함과 관련이 있으며 임신, 비만, 계속 서있어야 하는 직업력 등이 유발요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정맥류 초기의 경우, 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며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다리를 꼬는 자세나 오랫동안 서있어야 하는 상황을 피하는 등 생활 습관의 개선으로써 조절할 수 있다. 또한 혈관내에 주사제를 주입함으로써 정맥을 폐쇄시키는 경화요법을 통해 외래에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를 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맥 내 판막의 역류가 심하며 병의 진행이 이미 오래되었다면 정맥 결찰 및 제거수술, 혈관 내 레이져요법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국소마취, 척추마취 등을 통해 거의 모든 환자가 두려움 없이 수술을 시행받을 수 있으며 통증과 흉터가 거의 없고 치료 즉시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 부종, 통증과 같은 증상이 있는 어르신들은 수년간의 불편함을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두려움없이 병원을 찾아 해당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editor@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