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귀·피부

시력저하는 나이 탓?

pulmaemi 2012. 11. 30. 09:08

노안과 백내장, 그리고 황반변성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노안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정체가 탄력을 잃고 모양체의 수축력은 약해져서 먼거리는 잘 보이고 가까운 곳에 있는 상은 잘 안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노안은 40세가 넘어서면 누구나 경험하게 되고 돋보기를 쓰면 근거리도 잘 보이므로 엄밀한 범위에서 질병은 아니다. 반면,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과 같은 노인성 안질환은 눈의 구조에 어떤 이상이 생겨서 안경이나 돋보기로도 시력이 잘 나오지 않고 치료가 필요한 질병을 말한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안과 박정현 교수에 따르면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우리 눈의 수정체에 혼탁이 생겨 사물이 뿌옇게 흐려 보이는 질병이다.

당뇨, 외상, 약물, 눈의 염증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부분의 백내장은 노화로 인한 노인성 백내장으로 50세가 넘어서면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시력 저하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밝은 곳에서 시력 저하가 특히 심할 수 있다.

백내장은 초기에는 약물로 진행 속도를 늦추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수술로 혼탁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데 성공률이 아주 높아 약 97% 이상에서 시력 개선 효과를 보인다.

박 교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드물게 합병증이 발생해 시력이 더 저하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수술 시기는 백내장으로 인한 생활의 불편이 있을 때 의사와 충분한 상의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병으로 백내장과 이름만 비슷할 뿐 다른 질환이다. 시신경이 손상되는 원인은 안압이 상승하여 시신경을 누르거나, 안압이 높지 않더라도 시신경의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겨 초래될 수 있다.

대부분의 녹내장은 증상이 없다. 안압이 갑자기 많이 상승하는 경우에는 두통이나 안구통,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해당하고 대부분의 녹내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시신경이 손상된다.

건강검진이나 안과에서 흔히 안압검사를 하는데 안압이 정상이라고 녹내장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한국인에서 안압이 높은 녹내장은 전체 녹내장의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는 안압이 높지 않은 정상안압 녹내장이다. 안압이 정상인 경우라도 시신경 모양이 녹내장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시야검사, 시신경 촬영 등의 검사를 하여 녹내장을 진단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시신경은 한번 손상이 되면 회복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녹내장의 일차적 치료는 안압을 조절하는 약물을 점안해 시신경의 추가적인 손상을 예방하고 시신경 손상이 늦추는 것이다”고 말했다.

카메라에서 빛이 맺히는 필름 부분에 해당하는 망막 중심부를 황반이라 부르는데 이 부분이 나이가 들면서 노폐물이 쌓여 세포가 변성되는 것을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변성이 진행돼 황반에 비정상 혈관이 자라면서 시력이 빠르게 저하되고 심하면 실명까지 이어지게 된다.

황반변성이 시작되면 사물을 보았을 때 찌그러져 보이거나 시야의 중심에 무언가로 가린 듯 잘 보이지 않다.

망막(황반)은 신경조직으로 한번 손상되면 되살리기가 어렵다. 초기 또는 중기 황반변성에의 경우 환자가 느끼는 시력 저하는 크지 않다. 이 단계에서는 금연을 하고 항산화제, 루테인 등의 영양제 섭취가 진행을 줄인다고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말기 황반변성 중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란 경우 시력이 많이 저하되는데 이 경우 항혈관생성억제인자 주사를 받으면 시력이 일부 회복될 수 있다. 치료시기가 최종 시력 결과에 중요하므로 초중기 황반변성이라도 정기적으로 망막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