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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스트래스 장애 시달리는 소방관, 대책마련 ‘시급’

pulmaemi 2012. 11. 23. 09:42

본인이 스트레스 장애 시달리는 것 모르는 경우도 많아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

화재 진압 등 위험한 업무를 주로 하는 소방공무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소방공무원들의 대부분은 술과 담배 등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방법을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소방공무원 5%, PTSD 정밀진단 필요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이하 PTSD)는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소방공무원의 PTSD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011년 소방방재청이 전국 소방관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 약 5%인 1452명이 PTSD에 대한 정밀진단을 받아야 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소방공무원 중 약 39.7%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난 2008년부터 2011년 7월까지 총 26명의 소방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 PTSD 문제 해결 방안, 사실성 ‘전무’

문제는 소방공무원의 PTSD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현재 일선 소방서는 1년에 1~2번 정도 전문강사를 초빙, 단체 정신건강 교육 프로그램 등을 형식적으로 시행 중이지만 PTSD는 소방공무원의 개인적 성향이나 특성으로 나타나는 정신건강 문제여서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방공무원 본인이 자신이 PTSD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난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새누리당)이 소방공무원 1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83%가 자신에 PTSD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TSD 치유 프로그램 교육을 받은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했으며 응답자의 84%는 PTSD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그 중 34%는 근무여건 상 힘들다고 응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 전문가 “PTSD 치유·예방 프로그램 마련해야”

이에 전문가들은 소방관들의 PTSD 예방 및 치유를 위한 가장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소방관서 내에 PTSD를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설치해 비상 시, 야간 근무 시, 출동 후 복귀 시에 바로 바로 해소할 수 있는 복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는 PTSD 치유에 대한 지침이나 행동요령이 없는 상황이며 현재의 프로그램으로는 소방공무원의 PTSD 노출에 대한 제대로 된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김 의원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이 PTSD를 가장 많이 받을 때는 비상 시(44%), 야간 근무 시(17%), 출동 복귀 시(11%) 등으로 상시적인데 소방서 내에 즉시 치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대부분 술이나 담배, 동료와의 대화 등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 제1장 3조와 제3장 12조 2항에 따라 소방공무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장애 예방을위한 적극적인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즉시 예방과 치유를 할 수 있는 소방서 내 멘탈케어 프로그램 및 시스템을 도입해 내년부터 최소한 대도시 소방서부터 100곳을 우선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나아가서 매년 전국 소방서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lgnumber1@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