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사회

장애인 인권 변화에도 불구 보험차별은 '여전'

pulmaemi 2012. 9. 14. 10:53

장애인 55.6% “보험계약시 차별 받아”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

국내외의 장애인 인권에 대한 거시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이 보험계약시 받고 있는 차별은 심각한 수준이다.

◇ 장애인 55.6% “보험계약시 차별 받아”

장애인의 50% 이상이 보험계약시 차별을 받고 있지만 이 같은 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장애인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장애인 보험차별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보험계약시 차별을 받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대해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한 장애인이 전체 응답수의 55.6%에 이르렀다.

보험제도 계약시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한 장애인들의 경우 차별에 대해 어떠한 대처방법을 사용했는지에 관한 조사에서는 전체 장애인의 94.9%가 ‘무시 또는 참는다’고 응답했고 ▲그 자리에서 항의한다 4.3% ▲진정·고발 등의 조치를 취한다 0.8% 등 적극적으로 대응한 경우는 매우 소수에 그쳤다.

아울러 장애 여부에 따라 민간의료보험 가입 여부도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민간의료보험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장애인의 경우에 69.15%가 하나 이상의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있었으나 장애인의 경우에는 33.41% 정도만 민간의료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장애인들은 막연히 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보아 보험가입에 있어서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제17조에서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제공자는 금전대출, 신용카드 발급, 보험가입 등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해 보험가입에 있어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보험업법에서도 장애인에 대해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경우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보험가입에서의 차별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추상적 개념의 불명확한 규정으로 보험사들에게 불합리한 계약 체결 거부의 근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실무상으로도 거의 대부분의 보험 상품에 있어 지적장애인과 정신질환자를 피보험자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 인권위 “합리적인 가이드라인 마련돼야”

장애인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적게 지급하는 등 불이익이 계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보험차별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보험차별이 줄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장애인에 대한 보험차별 관련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외국의 사례 중에는 위험률이 높은 장애인이라도 획일적으로 보험가입 자체를 금지시키지 않고 인수조건을 다양화해 사례에 따라 보험료 할증, 연령별 보험료 차등화, 보험금 지급조건 및 기간 조정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장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보험인수를 금지하지 않고 합리적인 기준을 토대로 인수조건을 설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jjnwin9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