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사회

대기업 중심 ‘드럭스토어’ 확산…인근 슈퍼-약국 불만 고조

pulmaemi 2012. 9. 3. 11:11

건강·미용 제품 및 생필품 판매 비중 늘어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

드럭스토어 시장이 큰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대기업들의 진출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드럭스토어의 당초 성격과 다르게 생필품 및 건강·미용 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인근 슈퍼 및 약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 이마트·카페베네까지 드럭스토어 진출

드럭스토어란 약국이 의약품 이외에 미용·건강용품까지 판매하면서 종합소매업 형태로 발전한 틈새 유통채널을 말한다.

즉 업종별 유통채널에 의해 각각 제공되던 약품, 식음료, 화장품 등의 상품을 한꺼번에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건강 및 미용 니즈에 맞춘 소매업태라고 볼 수 있다.

미국 등의 경우 이미 오래전 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부터 약국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게 되면서 이 같은 드럭스토어가 성장해 왔다.

이처럼 드럭스토어가 발달한 미국, 일본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의약품 규제나 약국 입점 조건 등이 까다로워 약보다는 화장품·미용용품·건강식품 등을 중심으로 한 ‘한국형 드럭스토어’로 변화·발전돼 왔다.

국내서 드럭스토어의 첫 시작은 CJ올리브영으로 이후 GS리테일의 GS왓슨스와 코오롱 계열의 W스토어가 새로운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이마트가 ‘분스’라는 브랜드로 드럭스토어에 진출했고 카페베네도 지난 8일 뷰티&헬스 스토어 ‘디셈버24’를 오픈함에 따라 드럭스토어 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그룹도 드럭스토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건강·미용 제품 및 생필품 늘어…약국-슈퍼 불만 고조

이처럼 대기업 중심의 드럭스토어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야기되고 있다.

우선 드럭스토어에서 헬스·뷰티 제품에 대한 판매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약국가의 불만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약 없는 드럭스토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코오롱웰케어의 W스토어만이 매장 내 약국의 전담 약사와 건강 매니저가 상주해 소비자 맞춤 건강 상담을 진행하는 약국 중심의 드럭스토어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CJ와 GS의 경우 사업초기 약국 친화형 중심의 사업을 전개했지만 수익성 감소를 이유로 약국을 배제하면서 현재는 약국이 입점해 있는 점포가 극히 드문 상황이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건강, 미용제품 위주의 경영수익에 도움이 될 만한 드럭스토어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약이 빠져 있음에도 드럭스토어란 명칭을 사용하면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명확한 규정이 없기에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드럭스토어란 용어 자체를 미용건강잡화점, 건강미용점 등으로 교체하는 방안이 고려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드럭스토어들이 식음료와 생필품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인근 슈퍼 상인들의 근심 또한 날로 깊어지고 있다. 약보다 생필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인근 상권이 급속히 침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권익센터 윤철한 국장은 “대기업이 돈벌이를 위해 동네 상권까지 마구잡이로 잠식해서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의 행태는 잘못됐다”며 “대기업이 영세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한 바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국장은 “생필품 위주로 드럭스토어들의 판매 형태가 변화했다는 것은 골목상권 보호라는 법적 규제를 편법으로 회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jjnwin9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