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사회

안철수 보도, 보이는 현실과 눈감은 줄서기

pulmaemi 2012. 9. 4. 16:51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일전 『안철수, 만들어진 신화를 발간하는 이유』란 글에서 내가 왜 이 책을 내는지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주말 내내 시끄러웠다.

 

한 진보성향 언론은 『안철수 신상털기의 진원지를 아십니까?』란 글에서 마치 내가 전직 정보기관 출신자들과 연계된 듯한 묘사를 했다. 나는 그 기자가 전화를 해 왔을 때 『내 말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을 인터뷰를 할 필요가 있겠냐?』고 말한 바 있다. 나는 그 기자에게 내가 이 책을 쓴 가장 큰 이유는 『안철수 배후에 MB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그것이 내가 이 책을 내는 가장 큰 이유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수년간 MB 정권을 누구보다도 앞장서 비판해 온 입장에서 이런 꼼수를 통한 정권 재창출을 막고자 한다는 말과 함께 『야권에 안철수 문제에 대한 충고도 여러 번 한 바 있으나 듣지 않아 땅을 치고 곧 후회하게 될 것이다. 안철수는 야권 뜻대로 움직여 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그 기자는 나의 강조점을 다 뺀 채 『끝까지 검증 규명하겠다』는 말과 함께 안철수 비판자들의 음험한 부분만 강조했다.

 

또 다른 한 종편은 뉴스에서 『BW 어려운 네거티브』라는 제하에 내가 이 종편에 나갔을 때 안철수 이사회 회의록 조작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들고나간 이사회 회의록 조작 대비표를 예를 들며 『안철수 BW 문제는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워 이명박 BBK처럼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래서 룸살롱 같은 단순문제 제기가 유리하다는 식의 언급을 했다. BW가 어려운 것은 그 기자가 BW에 대해 알기 위해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사무실을 방문한 다른 기자는 2분만 설명해주자 금방 알아들었다. 그리고 BW 문제는 네거티브가 아니라 사실규명이다. BW는 현저히 낮은 발행가와 대비되는 장외거래 시세가 명확히 존재하고 현저한 저가 발행으로 법률적으로 배임이 성립하며 탈세도 해당된다. 

 

2. 오늘 동아일보 칼럼에서 김순덕 논설위원은 팩트에 기초해 냉정히 안철수 신화의 허구에 대한 지적을 하였다.

 

모두가 뻔히 보이는 눈앞의 현실에 줄서기에 바빠 진실을 애써 외면할 때 그 논설위원은 내가 『만들어진 신화』에서 지적한 백신무료배포, 직원주식 무료배분, 맥아피 1000만불 매각제안, BW 저가발행 등에 대한 사실과 허구의 결합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리고 애국심을 빙자한 신화의 허구를 황우석에 빗대어 설명했다. 보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뻔히 보이는 일이 사람의 의지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용기 있는 그분께 경의를 보낸다. 

 

3. 지난 주말께 한 MB 핵심 측근이 『곧 친이핵심, 중도(사실 중도도 아닌 MB 인사다), 야권 일각 등이 모두 모여 새로운 거대한 지각변동이 발생할 것이다』라고 떠들고 다닌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이 말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내 책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고 그 근거가 되는 각종 언론보도도 인용해 두었듯이 안철수 현상은 MB 없이 그 탄생의 기원을 설명할 수 없는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작년 9월 안도 합리적 보수 운운한 바 있지만 어제 금태섭은 『합리적으로 상식적인 것만 동의할 수 있다면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과도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안철수는 『많은 사람과 일하고 싶어하는데 특정 민주당 의원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대단히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고도 언급했다. 새판짜기 꼼수의 흑심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4. 최근 나와 내 주변 지인에 안철수를 공격하지 말라고 우려를 전해온 인물들은 대부분 민주당 특정 유력주자 진영이다.

 

자신들은 『안을 공격하지 않으면 안을 흠집 없이 살린 채 단일화에 끌어들여 무난히 이길 수 있다』고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안의 배후에 관한 의문에 대해 있을 수 없는 황당한 일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반면 야권의 베테랑들은 안의 배후에 대한 내 지적에 대해 옳다는 공감을 하는 이가 있다. 대선이 임박한 지금까지도 여야에 총선 돈공천과 관련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올 연초 이후 친노→진보→동교동→친박→다시 친노, 동교동으로 진행되는 수사에서 멀쩡한 자는 『세인트 찰스』 밖에 없다. 희한하게도 그를 둘러싼 의혹의 근거들은 모조리 사라져 가는 경향이 있다.


최근 특정 재벌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대선을 겨냥해 움직이고 있는 모습도 포착된다. 이 재벌사는 엄연히 꿍꿍이가 있으면서도 여야 진영에는 서로 자기 쪽을 도와주는 듯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 흠결 많은 그 재벌은 가장 만만한 약점 많은 후보를 내세워 향후 5년간 정치권 머리 위에서 조종하려고 획책 하고 있다는 것이다. 

 

5. 안철수 지지자는 내가 특정 재벌비판을 하지 않으면서 왜 안을 까냐고 한다.

 

그런 자들은 줄서기에 눈이 멀어 현실의 활자도 눈에 안 보이는 것 같다.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한 작년 중반부터 그 재벌을 비판해오며 지금의 세계 대공황을 불러일으킨 원인 중에 그런 승자독식이 원인이며 MB 정권하의 유착을 경고해왔다. 대책의 중요 주제 중 하나도 안철수 배후에 그런 재벌이 있다는 내용이다. 그들은 눈이 멀어 그간 MB, 재벌, 원전, 토건, 투기, 부패를 공격하고 사회개혁을 주장해 온 나의 주장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나는 안 문제가 일단락되면 이번 대선에서 각종 개혁적 사회의제들을 제시하고 관철운동을 벌일 것이다. 이토록 진영논리에 기대 눈이 먼 사람에게, 대세에 줄 서면 자기 인생에 도대체 뭐가 남냐고 묻고 싶다.

 

나는 지금 대세가 아닌 욕먹고 돌 맞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금 세인트 찰스를 건드리는 사람 치고 멀쩡하기가 힘든 것이 시류 아닌가? 빈부격차와 신분상승, 희망상실, 출구 없는 사회는 대중에게 어딘가 기댈 메시아나 영웅을 희구하게 만든다. 이렇게 가상의 신화 속에 만들어진 영웅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 되고 도그마가 된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경전이 되고 복음이 되어 의심하는 자는 배교자나 이단이 된다.


문제는 출구 막힌 대중이나 청년들의 맹목은 이해가 가는 점이 있지만 언론인, 교수, 지식인, 정치인, 재벌들의 줄서기는 정말 모르고 그러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들은 자신의 권력, 출세, 돈 때문에 진실여부를 중요치 않게 여기며 무조건 안철수에 붙어, 보호벽을 자처하며 fact 조차 네거티브로 둔갑시키고 있다. 그래서 소수의 안철수에 관한 진실규명 노력은 안철수 음해의 진원지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진영이라는 자들의 도덕적 우월성은 마치 내가 정보기관 앞잡이처럼 되어야 생긴다고 여기는가? 

 

6. 안철수는 툭하면 상식을 말하면서 자신에 대한 진실규명 대처에는 매우 비상식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의 진실의 친구들은 지난 8월 18일 이사회 회의록을 내 놓은 뒤 23일 그 회의록이 조작되었다는 의문을 제기하자 그때 이후 그대로 멈춰서 있다. 공개토론, 방송토론도 회피하고 펙트에 기초한 합리적 의문에도 원래 그런 사람들이니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한다. 음해를 한다면 고소를 하는 것이 원칙인데도 법적 대응을 한다면서도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자신이 유리한 지형이 구축되어 대선구도가 여야로 확정된 진영에 의한 보호막이 쳐질 때까지 대선출마 조차 흐리고 있다. 이런 그를 대신해 그의 배후와 그에게 줄 선 언론, 지식인들이 그를 통한 영달을 기대하며 엄호에 나서고 있다.

 

세상이 썩어나가도 마지막까지 소금이 되어야 할 지성인들이 오히려 부패 촉진제 역할을 자처하는 나라에서 대중들이 눈이 먼 것도 나무랄 일이 아니다. 다 미쳐가는 이상한 나라에서 남들이 내가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역사에서 어두운 시대는 항상 있었지만 깨어있는 소수의 지성이 그 시대의 등불이 되었다. 언젠가 모두 비몽에서 깨어나 자신을 돌아보며 부끄러워할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 등불은 그것만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