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사회

보험 사각지대 장애인에 ‘의료실비보험’ 혜택 돌아가나

pulmaemi 2012. 7. 31. 09:01

보험, 장애인들이 차별 가장 많이 느끼는 분야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

일부 대형 보험사들은 높은 손해율로 인해 장애인 의료실비보험 판매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혜택을 누리기 어려웠던 장애인을 위한 신개념의 의료실비보험이 출시돼 귀추가 주목된다.

◇ 보험, 장애인들이 차별 가장 많이 느끼는 분야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장애인에 대한 보험가입 및 보상 등에서의 차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장애를 이유로 보험계약 체결을 거부하거나 특약 가입을 배제하는 등의 장애인 보험가입 차별 행위와 관련한 진정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지적장애 1급인 피해자 A씨는 피진정인 보험사에게 종합보험의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상해위험도등 일반적인 위험도가 다른 장애인보다 높고 상법 제732조의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에 해당해 의사표시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인권위는 피진정인이 피해자의 장애상태, 원인, 환경 및 조건 등에 대한 개별적·구체적 검토 없이 지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보험가입을 거부했으므로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장애인은 장애가 없는 사람들 못지않게 보험을 통해 위험을 담보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고가 일어날 위험성이 높을 것이라는 불합리한 이유로 장애인에 대한 보험차별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도에 보험계약을 해지하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적게 지급하는 등의 차별 행위와 관련한 진정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 “비장애인과 동일한 혜택 누릴 것으로 기대”

이와 관련해 한국장애인부모회는 독립법인대리점인 비큐러스, 손해보험사인 동부화재와 함께 장애인을 위한 의료실비보험을 최근 출시했다.

기존 장애인보험의 경우 일부 대형 보험사들이 가입 문턱을 낮춰 장애인이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든 곰두리종합보장보험이 있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이유는 보장이 많지 않아 제한적이기 때문.

장애인전용종합보험이라 불리는 곰두리종합보장보험은 의료실비 같은 특약이 안 들어가 있고 주로 암보험에 국한돼 있다. 따라서 장애인들은 보장이 다양화 돼 있지 않은 곰두리 보험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즉 장애인들은 모든 위험에 대한 보장을 원하지만 암 보장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곰두리종합보장보험의 경우 고객의 니즈와는 맞지 않은 협소한 보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발달장애 및 시·청각 장애인이 의료실비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보험이 나왔다. 이는 새로운 장애인 보험 상품이 아닌 기존 비장애인이 가입하는 상품에 인수심사를 완화해서 장애인도 가입이 가능토록 했다.

비큐러스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차별을 가장 많이 느끼는 분야 중 하나가 보험 분야다”며 “이번 의료실비보험에 비장애인과 똑같이 장애인을 가입시키는 것은 어렵겠지만 최대한 차별을 줄이는 수준으로 비장애인과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