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유독 ‘멍’이 잘 드는 이유가 따로 있다던데…

pulmaemi 2012. 8. 27. 11:21

혈소판에 문제가 있는지 의심해야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

# 평소 사소한 충격에도 유독 멍이 잘 드는 천씨(여·29)는 퇴근 후 집에서 옷을 갈아입다가 무릎 아래 시퍼렇게 멍이 든 것을 발견했다. 하루일과를 떠올려봐도 멍이 생길 만한 특별한 사건은 없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다음 날 친구들과 만나 멍에 대해 이야기하던 천씨는 친구에게 “멍이 잘 들면 몸이 안 좋은 거라니까 병원에 가봐”라는 말을 들었다. 갑자기 걱정되기 시작한 천씨는 근처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천씨에게 걱정된다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몸에 멍이 들었다는 것은 피부 밑에 출혈이 생겼다는 의미다. 즉 어떤 외부충격에 의해 모세혈관이 터져 안에 있던 혈액이 피부조직으로 빠져나와 시퍼런 자국을 남긴 것.

멍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하지만 천씨처럼 이유 없이 멍이 들거나 일정시간이 지나도 멍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 혈소판이나 혈관에 문제 있을 수 있어

본인이 기억을 못할 정도로 약한 충격에도 쉽게 멍이 든다면 ▲혈소판의 문제 ▲혈관의 문제 ▲특정 약물의 사용 ▲간 기능 저하 등을 의심할 수 있다.

혈소판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혈소판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인자를 만들어내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혈소판의 개체수가 부족해 혈관이 쉽게 파열되고 이때 밖으로 나오는 혈액이 잘 응고되지 못하고 넓게 퍼지기 때문이다.

혈관에 문제가 있을 때에도 멍이 잘 드는데 혈관의 벽이 두껍고 튼튼하지 못하면 쉽게 출혈이 생겨 멍이 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피부의 탄력과 혈관이 약해져 멍이 더 잘 들고 한 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기도 한다.

또한 멍을 잘 들게 하는 약물을 장시간 복용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아스피린은 혈소판의 기능을 떨어뜨려 멍이 들게 하고 스테로이드 연고의 경우는 피부의 탄력조직과 표피세포를 줄이는 작용을 해 미세 혈관이 늘어나 멍이 쉽게 생긴다.

뿐만 아니라 혈소판과 함께 혈액응고인자를 만드는 간의 기능이 저하되면 멍이 잘 들 수 있다.

◇ 2~3주면 없어지니 걱정하지 않아도

유독 멍이 잘 드는 사람이라면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려 혈관을 보호하고 비타민C비타민K가 포함된 음식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또한 평소 외부로부터 충격을 받지 않도록 조심히 행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건국대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멍이 든다는 것은 적혈구가 혈관 조직 밖으로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혈소판 이상이나 혈액응고인자 장애가 아니라면 혈관 벽을 구성하는 조직이 약해 미세한 외부충격에도 틈이 잘 생겨 적혈구가 혈관 밖으로 나와 멍이 잘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격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한 번 생긴 멍은 2~3주면 모두 사라진다. 만약 특별한 외부충격이 전혀 없는데도 멍이 든다면 병원을 방문해 혈소판 수치검사 등을 시행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