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환자 11% 녹내장 환자...종류에 따라 치료법 달라
[메디컬투데이 민승기 기자]
바쁜 업무에 시달리다가 눈의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안과를 찾은 A(26)씨는 검사 결과 ‘녹내장’이 의심되니 정밀검사를 받아 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직장인 A씨는 “그냥 눈이 피곤해서 그런줄 알고 안과를 찾았는데 ‘녹내장’진단을 받았다”며 “녹내장은 완치가 불가능해 실명하는 병이라던데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
녹내장이라는 진단을 들으면 일반인들은 ‘완치가 불가능한 병’, ‘실명’, ‘백내장과 유사한 질환’ 등을 떠올린다.
일부는 맞는 말도 있지만 꼭 실명을 하는 병도 아니며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상식들도 많다.
따라서 녹내장은 뚜렷이 진행되기 전까지 자각증상이 없어 올바른 지식을 갖고 녹내장을 예방‧대처해야 한다.
◇ 실명환자 11% 녹내장환자
녹내장은 40대 이상의 성인 100명중 3.3명이 앓고 있을 만큼 우리들 가까이 있는 질병이다.
녹내장은 시신경유두에서 점차적으로 신경이 사멸되면서 특징적인 시야변화를 가져오는 안질환 즉 눈의 배수 시스템이 막힌 상황인 것이다.
배출되지 못한 안구방수는 시신경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이로 인해 시력을 잃고 만다.
시신경을 수백만 개 이상의 섬유를 포함한 광섬유 케이블 다발이라고 생각했을때 나이를 먹을 수록 섬유 가운데 일부도 죽게 된다.
녹내장 환자의 경우 안구 내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정상에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들 섬유가 죽어간다.
하지만 안압이 높다고 모두 녹내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안압이 정상이거나 낮은 ‘정상안압 녹내장’이 전체 녹내장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안압이 정상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안압 외에도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나이가 많고 당뇨와 고혈압 등으로 시신경의 혈액 순환이 감소된 경우 등이 녹내장이 원인이 된다.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는 “녹내장이라고 모두 시력을 잃는 것이 아니다”며 “하지만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어 실명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 정기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녹내장, 종류에 따라 치료법 달라
녹내장은 개방각 녹내장, 폐쇄각 녹내장, 정상안압 녹내장, 선천 녹내장 등으로 나뉜다.
개방각 녹내장은 눈의 방수배출구가 점진적으로 망가지면서 진행되는 것을 말하는데 개방각 녹내장과 정상안압 녹내장의 진단을 받으면 일차적으로 안압을 낮추는 약물치료를 한다.
하지만 개방각 녹내장은 안압은 높으나 자각증세가 없고 눈도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으로 보이므로 환자가 전혀 모르는 사이에 진행이 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급기에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또한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에도 안압은 정상이지만 녹내장이 진행을 막기 위해서 약물 치료로 안압을 더욱 낮춰야 되는 것이다.
건국대학병원 안과 조병주 교수는 “개방각과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 일차적으로 약물처방으로 안압을 낮추는 처방이 우선이지만 안약을 매번 넣지 못하는 치매환자 등은 어쩔 수 없이 수술적인 방법을 먼저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패쇄각 녹내장은 급성 녹내장이라고도 불리며 두통, 안통, 구토 등의 증상을 가진다.
급성 녹내장은 ‘응급 질환’중 하나이며 안압 약물 주사로 안압을 떨어뜨리고 바로 레이저 시술을 해야 할 만큼 시간을 다투는 질환이다.
선천 녹내장은 태어날 때부터 눈의 방수배출로 구조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생긴 질환이다.
신생아의 눈이 지나지게 커지거나 각막이 맑지 않고 눈물을 흘리는 경우 진찰을 받고 확진이 되면 빨리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담배, 녹내장에 치명적
녹내장이 의심이 된다는 진단을 받으면 기본적으로 안압측정과 전방각 검사, 시야 검사, 안저(시신경유두)검사를 받아야 한다.
안압측정은 가장 기본이 되지만 정상안압인 경우에도 시신경 손상이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안압의 높고 낮음 만으로는 녹내장을 확진할 수 없다.
따라서 특수렌즈를 눈에 대고 방수유출구가 위치하는 전방각을 검사해 전방각의 개폐여부와 신생혈관 및 유착 유무를 관찰하고 녹내장의 종류 및 치료방법을 결정해야한다.
또한 시야검사를 통해 환자가 물체를 볼수 있는 범위를 검사하고 안저검사로 시신경유두를 객관적으로 정밀하게 추적·관찰해야 한다.
손상된 시신경은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지만 정기검진과 조기치료를 한다면 현재의 시기능을 유지할수 있고 이것이 녹내장에서의 치료 목표다.
최근에는 의료수준이 발달함에 따라 건강검진을 받고 조기 발견하는 경우도 늘고 있지만 굳이 종합검진이 아니더라도 40세 이상의 성인은 1년에 한번은 안과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녹내장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이고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TV시청도 하지 않아야 한다.
건국대학교 안과 조병주 교수는 “녹내장 환자에게 최우선적으로 금연을 해야 된다고 권하고 있다”며 “목이 편안한 옷을 입는 것이 좋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 시신경 혈류를 증가시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조 교수는 “아직 완치가 되지 않는 병이지만 꾸준히 연구중에 있고 앞으로는 ‘시신경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치료기술이 발달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민승기 기자 (a1382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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