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월 1회 이상 음주비율 58.7%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
질병관리본부에서 2008년도에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월 1회 이상 음주하는 비율이 58.7%로 미국의 61.5%보다 약간 낮았다.
그러나 남녀를 나누어 보았을 때 남자에서 월간 음주율은 74.8%로 미국의 68.2%보다 높다. 한번에 7잔 이상,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고위험 음주 빈도는 20.2%로 한번에 마시는 양이 많아 음주에 의한 간손상이 유발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음주로 인한 간손상에 대한 전국적인 규모의 연구는 없으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만성 간질환의 7~31%가 알코올성 간질환이었다. 그러나 만성 B형 간질환과 C형 간질환 환자에서 음주율이 상당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이보다 많은 수가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을 받는 것으로 예상된다.
◇ 음주에 의한 간질환 종류
음주는 지방간을 일으키고 일부 환자에서는 간에 염증과 섬유화를 유발한다. 섬유화가 심해지면 간경화가 발생하게 되고 이와 더불어 간암도 발생할 수 있다.
음주에 의한 간질환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알코올성 지방간, 간염, 간경화로 불리는 간경변증, 그리고 간암이다. 지방간이란 간에 지방이 증가하는 질환으로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간세포 안에 지방 즉 기름이 끼어있는 상태를 말한다. 얼마 이상의 음주가 지방간을 일으키는 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또한 개인차가 있다.
일반적으로 간에 이상을 초래하는 음주량은 남자에서는 하루 30~40g이상의 알코올인데 소주 약 반병 가량, 양주 2~3잔, 포도주 반병, 맥주 2병 가량이며 여자에서는 하루 20g이상의 알코올 양으로 소주로는 약 1/4병, 양주로는 1~2잔, 포도주로는 1/4병, 맥주로는 한병 가량이 된다.
알코올성 간질환 중 가장 경한 형태가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대부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나 간혹 만성 피로감이나 간이 자리잡고 있는 우상복부에 둔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술을 마시지 않게 되면 회복이 가능해 금주 1~4주 후에는 간 내에 끼어있던 지방도 빠지고 증상도 회복 된다. 그러나 금주하지 않고 계속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일부분의 환자가 알코올성 간염을 일으키게 된다.
알코올성 간염도 금주로 회복이 가능하나 일부 환자에서는 회복이 불가능 정도로 급속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심한 황달, 복수, 혼수상태, 위나 식도의 혈관 확장에 의한 정맥류 출혈, 신장 기능 부전 등이 동반된다. 이렇게 까지 진행되면 매우 위험하며 설사 회복되더라도 간경화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성 간염인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 서서히 간경화로 진행할 수 있다.더구나 만성 B형 간염이나 만성 C형 간염 환자들 같이 이미 간에 만성적인 손상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에는 더 빨리 간경화로 진행한다.
간경화로 진행되면 금주를 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 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간경화로 진행하기 전에 금주가 필수적이다. 간경화로 진행하게 되면 일반적인 간경화의 합병증이 나타나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간경화가 일단 발생하게 되면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알코올성 간암은 대부분이 간경화가 있는 상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간경화가 발생하기 전에 금주를 하는 것이 간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금주가 힘들다면...
알코올 의존 증이 있는 환자들 역시 금주의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본인만의 힘으로 이 굴레에서 헤어나오기란 무척 힘들다. 환자에게 금주로 인한 괴로움을 덜어주고 장기간 금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과 의사뿐만 아니라 정신과 의사, 알코올 중독 특수 간호사, 사회사업가, 그리고 상담원들의 협진이 필요하다.
금주 치료는 정신과적 치료와 약물치료가 있다. 면담을 통하여 환자에게 알코올에 의한 신체적, 정신적 문제들을 알리고 금주 또는 절주의 목표와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면담은 여러 번의 방문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금주를 유도해야 하며 금주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알코올 치료 모임에 대한 상담과 가입을 권유한다.
약물 치료로는 음주 욕구를 줄여주는 몇 가지 효과적인 약제가 나와있어 전문의의 상담과 처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약제가 만능은 아니어서 여러 전문가들의 협진이 필요하다.
가천대길병원 소화기내과의 권오상교수는 “알코올성 간질환은 여러 범주의 질환군이 해당돼 어느 질환군에 해당되느냐는 음주량, 음주 기간, 개인적 유전적 특성 등에 좌우된다”며 “음주는 의존적인 약물 남용과 마찬가지로 이 덫에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무척 힘들지만 음주에 의한 간질환은 건전한 음주 문화를 통해 예방 가능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국가나 개인이 모두 이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창권 기자(fianc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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