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보다 흡연이 인간의 수명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선진국의 연구가 주로 소득격차에 따른 수명 혹은 건강 문제에 집중됐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연구 결과는 주목된다. 18일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스코틀랜드 국립의료원(NHS)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富)의 수명 증가 효과보다 흡연의 수명 단축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녀 차이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도 흡연이 갖는 영향보다는 약했다. NHS는 1970년대에 스코틀랜드 서부 지방의 마을 2곳에서 45-64세의 남녀 1천500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28년이 흐르고 나서 이들의 생존율을 분석했다. NHS는 당시 소득 수준과 사회적 지위에 따라 이들을 4개 집단으로 나눴으며 흡연 여부에 따라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과거에 흡연한 적이 있는 사람, 담배를 전혀 입에 대지 않는 사람의 3개 집단으로 분류했다. 28년 뒤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 집단에서는 고소득층에 속하는 남성과 여성의 생존율이 각각 53%와 65%였으며 저소득층 남성과 여성은 각각 36%와 56%였다. 반면 담배를 피운 고소득층 남성의 생존율은 25%로 금연한 고소득층 남성의 절반에 못 미쳤으며 고소득층 여성도 생존율이 40%까지 떨어졌다. 담배를 피우는 저소득층 남성과 여성의 생존율은 각각 18%와 26%에 불과했다. 이처럼 남녀 공히 흡연 여부는 소득 수준보다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NHS는 "이번 연구는 담배가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NHS는 또 "부유층으로 올라갈수록 흡연율이 떨어지는 경향은 선진국에서 건강의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파리 AFP=연합뉴스 2009.02.18 1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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