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신체적 변화, 수면 질환과 관련 높아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이슈화되면서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급사에 대해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오전 6시부터 12시까지, 즉 이른 아침부터 오전까지 급성심근경색 등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급사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면 중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와 수면 질환과 관련이 높기 때문이다.
◇ 수면 중 혈액의 응고성이 증가···심혈관계 무리
보통 수면 중에는 신체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기 쉽지 않다. 하지만 수면시엔 다양한 생리적 변화들이 일어나게 된다. 신체가 일정기능을 회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과 동시에 수면에 맞는 상태를 만들기 위함이다.
각종 호르몬의 변화에서부터 체온 조절, 신체 기능 등이 변하는 것. 그 중에 하나가 혈액의 응고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혈액의 응고성이 증가한다는 것은 혈액의 점도가 커져 끈적끈적해지는 것인데 이러한 현상은 혈액응고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인자들의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수면 직후 심혈관계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이유다.
수면 시 일어나는 또 다른 혈액의 변화는 혈소판의 응집 능력 증가다. 혈소판이란 혈액의 응고나 지혈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런 응집 능력, 즉 응집능이 늘어날수록 혈전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만약 혈관 속에 혈전이 발생한다면 혈관의 어느 한 부분을 막을 수 있고 뇌혈관인 경우는 급성뇌졸중, 심장의 혈관을 막는다면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 교감신경계 과활성화, 심혈관계 심각한 영향···죽음 부르기도
여러 가지 수면단계 중 하나인 렘수면 시 교감신경계가 급격히 흥분할 수 있는 것도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렘수면은 보통 꿈을 꾸는 수면 단계로 새벽시간대에는 이러한 렘수면이 길게 나타나게 되는데 이 때 한 번씩 교감신경계의 급격한 활성화가 일어난다. 또한 이른 아침시간대에는 여러 가지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들의 변화로 교감신경계의 활성화가 일어난다.
렘수면과 이른 아침 호르몬 변화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급격하게 활성화되면 심장 박동 수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혈압상승이 일어나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준다. 수면무호흡증 역시 만성적으로 교감신경계를 과활성화시켜 심혈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만성적으로 수면 중 정상적인 호흡이 이루어지지 않아 산소포화도가 감소하고 잦은 각성이 일어난다. 이에 따라 주간 졸림, 집중력 및 기억력 감소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고혈압, 협심증, 뇌졸중 등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이런 현상이 보통사람들에게는 큰 무리가 되진 않지만 만약 고혈압을 가지고 있거나 협심증, 뇌졸중의 병력이 있는 취약한 환자들의 경우에는 위험할 수 있고 수면무호흡증까지 동반된 경우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 만성질환자 급사 ‘위험’ 주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오전 시간대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전에 외출을 할 때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아 외출 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면 도움이 되고 외출 후 집안의 실내온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고혈압 환자에게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높일 뿐만 아니라 혈압약의 효과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하고 흡연도 혈압 상승을 유발하며 각종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살이 찌면 교감신경계가 자극되고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 호르몬이 많아져 혈압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짠 음식을 적게 먹고 칼륨이 많은 과일과 야채를 먹으면 혈압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김, 해파리, 미역 등의 해산물과 사과, 토마토, 포도 등의 과일, 부추, 오이, 시금치 등의 채소류를 자주 섭취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적절한 운동은 고혈압을 예방하고 급사의 위험을 줄이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심폐지구력을 기르는 속보와 가벼운 조깅, 수영 등이 좋다. 하루에 30분정도 1주일에 5일 이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려대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안정천 교수는 “아침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심장 혈관이 수축될 수 있는 경우에는 더욱 더 심장에 무리가 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고혈압과 당뇨 등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과거 협심증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급사 위험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안정천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 후 반드시 양압기, 구강내장치,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xfilek9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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