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초등학생 절반 학교폭력에 '침묵'

pulmaemi 2012. 1. 18. 07:29

"일 커지고 소용 없을 것 같다"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

초등학교 4학년~6학년 학생 4명 중 1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했지만 이중 절반에 이르는 학생이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지난 해 9월부터 12월까지 서울시내 5개 초등학교 4학년~6학년 학생 1377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실태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 간 학교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많은 학생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학생 중 25%가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폭력을 당했으며 피해 유형으로는 ‘나와 내 친구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나 기분 나쁜 말로 괴롭힘’, ‘때리거나 밀면서 나를 괴롭힘’, ‘욕을 하며 놀림’이 각각 2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나의 몸에 대해 불쾌한 말이나 행동’을 당한 학생이 9% ‘내 돈이나 물건을 빼앗으면서 괴롭힘’을 당한 학생도 5%로 나타났다.

학교 폭력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가끔 42% ▲자주 18% ▲항상 6% 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응답자 중 66%에 달했고 전혀 없다거나 거의 없다고 대답한 학생은 34%에 불과했다.

한편 폭력을 당한 후 도움을 요청한 학생이 53% 요청하지 않은 학생이 47%로 나타나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폭력을 당하고도 침묵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이유로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 28%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 19%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16% ▲보복 당할 것 같아서 11%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 7% ▲야단맞을 것 같아서 4% 순으로 나타났다.

도움을 요청한 학생의 경우 ▲부모 48% ▲학교 선생님 28% ▲친구 21% 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했다고 응답했으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신고하여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응답자 240명 중 단 1명에 불과했으며 학교폭력전문기관이나 청소년 상담실에 상담하여 도움을 요청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한편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장소로는 ▲등·하굣길 19% ▲구석진 곳 19% ▲교실 18% ▲복도 15% ▲운동장 3% 순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도움을 요청해봤자 일이 더 커지거나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선뜻 말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 나타났다”며 “학교 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당했거나 목격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육하고 해당 학생들이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lgnumber1@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