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기억상실증', 드라마 속 얘기만은 아니다

pulmaemi 2011. 8. 29. 10:09

누구나 일상 기억상실 어느 정도 경험해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모든 기억상실을 병으로 볼 수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일상의 기억상실'을 경험한 적이 있다. 모든 기억상실을 병으로 볼 수는 없으며 정상적 인생의 한 과정으로서 기억상실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 건강에 바람직하기 위해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은 희미해 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생활에 장애가 초래될 정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가톨릭대학교성모병원에 따르면 기억상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심인성인 경우와 기질성인 경우다. 심인성인 경우에는 대개 기억의 재생에 장애가 있으며 기질성인 경우에는 기억의 과정 중 등록이나 저장에 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다.

심인성 기억상실은 저장된 정보가 회상되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잃어버린 정보는 한 개인의 생활사 중 스트레스나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것이 일반적이나 때로는 하나의 사건뿐만 아니라 과거의 일정기간에 대한 기억까지도 상실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한 인격 주체성에 대한 기억상실이 있을 때에는 일반적인 정보의 기억은 존재하므로 새로운 정보의 학습 능력은 가능하다.

심인성 기억상실은 남자보다 여자가, 노년층보다는 청년층에 많으며 전쟁, 자연 재해, 배우자나 아동 학대 등의 충격적인 사건, 또는 고통스러운 감정 경험이나 심리적 갈등에 의하여 유발된다.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며 환자는 당황해 하거나 무감각일 수도 있다. 기억상실 기간 중 의식이 혼탁한 경우도 있으나 발병 전후에는 모두 정상적 의식을 갖는다.

유형별로는 국소적 기억상실이 가장 많으며 수시간에서 수일 동안의 짧은 기간의 사건에 대한 기억이 상실된 경우다. 전반적 기억상실은 전 생애를 전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며 선택적 기억상실은 짧은 기간 동안의 일부의 사건에 대한 기억이 상실된 경우다.

기억상실에는 일차적, 이차적 이득이 있다. 예를 들면 사산한 산모의 기억상실은 고통스러운 감정에 대한 방어이며 전쟁에서 병상의 기억 상실을 전쟁터를 떠나려는 이득인 것이다.

발병과 회복은 급속히 이뤄지나 이차적 이득이 있을 경우에는 오래 지속되고 기억을 살리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거나 최면요법을 사용해 도움을 줄 수 있다. 기억을 회복시킨 후에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기질성 기억상실은 기억상실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기질성 정신장애다. 치매나 섬망 같이 전반적인 인지 능력의 장애나 의식의 혼탁 없이 개인의 사회적 및 직업적 기능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단기 및 장기간의 기억상실을 나타낸다.

기억상실의 양상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능력의 장애를 보이는 전행성 기억상실과 과거 경험의 회상이 어려운 후행성 기억상실이며 회상의 장애는 없다.

원인은 간뇌부위와 측두엽의 양측 손상을 일으키는 병리적 과정의 결과이고 특히 우성 대뇌반구의 손상이 중요시 된다. 만성 알코올 남용으로 인한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과 두부외상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다른 원인질환으로는 저산소증, 후뇌대동맥 경색증, 단순포진성 뇌염 등의 신경계 감염질환, 뇌종양, 외과수술 후 손상,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변성뇌질환 및 항불안제 등의 약물남용 등이다.

핵심증상은 근래 또는 과거의 상황에 대한 기억의 상실이다. 전행성 기억상실의 결과 최근에 일어나는 정보를 파악 못하는 학습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과거의 경험을 회상 못하는 후행성 기억 상실로 개인의 사회적, 직업적 활동 등의 일상생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

또한 기억상살증 이외에 다양한 정신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흔히 미묘한 성격의 변화로 감정의 둔마나 무감동, 자발성의 결여 또는 초조, 흥분, 일시적인 당황과 때로는 작화증을 보이기도 한다.

발병양상은 급성 또는 서서히 진행될 수도 있고 일과성 또는 지속적인 경과일 수도 있으며 그 결과 완전회복, 부분회복 혹은 불가역적인 진행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한편 노년기의 기억장애는 정상적인 노화과정과 연관된 고등 지능기능의 변화로 단지 실제 경험한 상황의 기억상실보다는 즉각적인 회상이 일시적으로는 어려우나 얼마 후에는 기억이 가능하다.

기억상실로 인한 현실적 결함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서적 안정을 도와주고 일상생활의 지도와 가능한 범위에서도 사회적응을 증진할 수 있는 재활치료 방법에 관한 상담과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cihur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