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마약 ‘더블 K’ 활개…한반도, 마약안전지대 아냐

더블K, 케타민보다 환각 효과 ‘2배’…“강력한 판매 규제 등 도입 시급”

 

［메디컬투데이 양민제 기자］

최근 경찰조사에 의해 적발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스파이스’를 비롯해 ‘더블K’ 등 신종마약이 활개를 치는 것으로 나타나 관련당국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 기간을 통해 일부 의원들은 ‘더블K’ 등 신종마약과 ‘필로폰’ 등 전통마약에 대한 압수 증폭 등을 잇달아 지적하면서 아직 국내가 마약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님이 반증했다.

◇ 향정약 케타민의 환각 효과 2배 ‘더블K’…성범죄에도 악용 ‘우려↑’

특히 최근 마약류와 관련해 가장 많이 논의된 것은 단연 ‘더블K’였다.

이는 케타민(일명 K)보다 환각 효과가 두 배 이상 강력해 불리는 것으로서 실명은 ‘졸레틸’.

현재 졸레틸은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닌 동물용 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아 국내에서는 쉽게 구입 가능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손숙미 의원(한나라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졸레틸은 ‘졸라제팜’과 ‘틸레타민’이라는 성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틸레타민’은 향정신성의약품인 펜사이클리딘이나 케타민과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졸레틸은 성범죄 등에 악용돼 그 심각성이 더욱 높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손숙미 의원은 ▲지난해 졸레틸을 여성에게 먹인 뒤 정신을 잃은 여성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20대 남성 ▲올해 70대 할머니에게 졸레틸을 탄 피로회복제를 마시게 해 정신을 잃게 한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난 범죄자 등과 관련된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더불어 손 의원은 이러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졸레틸이 최근 3년간 60kg 성인 100만명 투여할 수 있는 양인 총 25kg이 판매됐다는 점을 우려했다.

◇ 신종마약·전통마약 ‘줄줄이’…온라인 통한 음성적 거래 ‘급증’

신종마약과 관련한 국내 이슈는 ‘더블K’ 뿐만 아니다. 일명 ‘스파이스’ 혹은 ‘스컹크’로 불리는 신종마약 JWH-018이 바로 그것.

스파이스는 대마의 주성분인 THC와 구조가 유사하며 환각 등 부작용은 대마류의 5배 효과를 가져 신경 전달을 저해하고 불안·동요·발작이나 경련 등을 나타낸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대마 등 전통 마약류는 비싼데다가 구입이 힘들고 효과는 적지만 최근 신종마약류는 손쉽게 유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이전에 했던 전통 마약류 범죄자들이 마약류에 내성이 생겨 좀 더 강한 환각 증상을 느끼기 위해 스파이스 및 더블K 등과 같은 신종마약류에 빠지기 쉽다”며 “최근 3~4년 사이에 국내에 퍼져 급증하고 있는 신종마약류는 등 유사 신종마약의 속출까지 지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약류 문제는 신종마약류 뿐만 아니다. 최근 필로폰 등의 압수량도 폭증하는 것으로 드러나 전통 마약의 문제도 적지 않음이 그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상일 의원(미래희망연대)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압수 마약 현황 및 시가 추정액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압수된 필로폰 양은 6.14kg으로 지난해 2.9kg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 간 압수된 필로폰 수량은 2007년 8.9kg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올 들어 다시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윤상일 의원은 “지난해 대비 다른 마약류의 암거래 소매가에는 변동이 없었으나 필로폰의 경우 지난 2009년 말 기준 79만원에서 4만 원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통 마약인 필로폰의 압수량만 대폭 증가한 것은 우려할만하다”고 언급했다.

◇ 의원·조사당국, “강력한 판매 규제 시급…신종마약류·온라인 거래 중심 조사”

이와 같이 마약류에 관련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지적되자 관련당국 관계자 등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먼저 손숙미 의원은 이미 마약 및 범죄도구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졸레틸은 약국이나 동물약품도매상에서 누구나 쉽게 구입 할 수 있어 강력한 판매 규제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특히 손 의원은 식약청 역시 졸레틸을 마약류로 지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지만 졸레틸을 마약류로 지정한다고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 의원은 “과거 케타민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규제되자 졸레틸이라는 더블K가 등장한 것처럼 졸레틸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제2의 더블K, 나아가 트리플K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근본적으로 동물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수의사처방제 도입 등 이를 규제하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식약청은 동물용 의약품 중 관리해야 할 의약품이 더 이상 없는지 실태조사나 연구용역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약수사대 담당 경찰 관계자 또한 이에 동의하며 온라인을 통한 음성적 마약류 거래나 신종마약류 등을 중심으로 강력한 단속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신종마약을 거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실제로 검거하기 위해 신종마약류를 판매하는 사이트를 찾아내 수사하지만 대체로 직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찾기가 힘든 편이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어 그는 “신종마약류 범죄 특성에 따라 최근 젊은 층이 자주 많이 모이는 지역이나 대학가·신도시의 유흥가 주변을 중심으로 신종마약 범죄류의 뿌리가 뽑힐 수 있게끔 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양민제 기자(mjyang365@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