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자기관리 못하는 여성 흡연율 높다"

pulmaemi 2009. 2. 12. 08:21

흡연습관, 女 개인적 요인-男 사회적 요인에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평소 자신의 건강과 습관을 잘 관리하지 못하거나 정신건강 상태가 나쁜 여성일수록 담배를 피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흡연 습관은 이처럼 개인적 요인에 의해 가장 크게 좌우되는 반면, 남성은 사회적 환경 요인이 흡연 여부에 제일 큰 영향을 준다는 차이점도 발견됐다.

   이는 연합뉴스가 11일 입수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팀(서미경 최은진 김동진 박순우 연구원)의 '여성 흡연과 음주의 요인 및 정책대안' 연구 보고서에서 드러난 결과다.

   특히 이번 연구는 만 13세부터 39세까지 젊은 연령층의 흡연과 음주 행태 및 원인을 남녀 성의 차이를 토대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울하고 운동안하는 여성 흡연위험" = 연구팀은 2006년 중고생 7만1천404명을 대상으로 한 제2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와 2005년 제3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중 19~39세 성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심층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활습관, 정신건강 상태, 직업 등의 개인적 환경 요인이 현재의 흡연 여부를 결정지을 때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먼저 청소년에서는 우울증 경험이 남성보다는 여성의 현재 흡연율을 상승시키는 데에 더 강하게 작용했다.

   또한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과 운동을 하지 않는 습관은 남성 청소년의 흡연율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여성 청소년에게는 담배를 피우게 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

   아침식사 여부, 음주 경험, 부탄가스와 같은 흡입제 사용 경험도 흡연율과 관련해 남성 청소년보다 여성 청소년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반대로 남성 청소년 흡연율은 학업 성적, 친척집이나 보육시설 거주 여부, 가정내 간접흡연 경험 등의 사회적 환경 요인들에 대해 여성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성인들에게서도 이 같은 현상은 다르지 않았다.

   자살을 생각한 경험, 직업 유무, 직업의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여부 같은 개인적 환경은 여성에게서만 흡연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남성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또한 이혼, 사별, 별거 등으로 홀로 지내게 되는 경우도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흡연율 상승 요인으로 더 강하게 작용했다.

   다만 개인적 환경 요인 가운데 연령, 음주 여부 등은 남성 성인의 흡연율에 더 강하게 작용했다.

   사회적 환경 요인인 가정 내 간접흡연 여부가 흡연율에 미치는 영향은 성인 역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점을 볼 때 여성을 대상으로 한 흡연 예방 및 금연 정책은 여성 특화적 접근,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 음주요인 청소년-성인 다소 차이 = 여성의 음주 요인은 흡연과는 약간 다른 형태를 보였다.

   여성 청소년이 심한 음주 습관을 갖는 요인은 흡연 때와 거의 같은 양상이었으나 성인 여성에서 다소 차이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여성 청소년은 우울증이 있고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으며 흡입제를 사용해 봤거나 사용하는 집단에서 고위험 음주율(술자리에서 소주 5잔 또는 맥주 3캔 이상을 마시는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

   흡연과 마찬가지로 여성이 남성보다 개인적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건강과 습관을 잘 관리하지 못할수록 술을 많이 마시는 성향을 보였다.

   그러나 청소년과 달리 성인 여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집단에서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이는 나이가 든 여성일수록 건강 유지를 위해 술을 마시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관적으로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응답한 성인 여성 가운데 술을 마시지 않는 비율은 60%를 넘었고, 고위험 음주율은 건강 상태가 보통이라고 응답한 여성들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격렬한 운동을 안 하는 성인 여성일수록 술을 안 마시는 비율이 높고 격렬한 운동을 한 적 있다고 답한 집단에서 고위험 음주율이 높은 점이 주목된다.

   우울증과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은 성인 여성들에게서도 여전히 고위험 음주율을 높이는 요인이었고 학력이 낮고 육체노동을 할수록 술을 많이 마시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은 19~24세, 결혼 여부는 미혼인 여성들이 술을 가장 많이 마셨다.

   한편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2005년보다 약 6% 포인트 증가한 28.7%에 달했고, 특히 음주 청소년 가운데 고위험 음주율은 여자( 32.5%)가 남자(30.7%)보다 높았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