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고희정 기자] 쌀쌀한 바람이 매서워지자 영업직에 종사하는 김 모씨(30·남)는 점심으로 뚝배기에 김이 솔솔 피어오르는 뜨끈한 육개장을 시켜 밥을 말아 국물까지 모두 먹었다.
외근이 많아 몸이 얼데로 얼은 김 모씨는 저녁식사는 동료들과 함께 매운탕 국물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셨다.
아침식사를 제외하더라도 김 모씨가 오늘 하루 섭취한 나트륨량은 총 8227mg으로 WHO의 권장 나트륨 섭취량에 맞추려면 앞으로 7일간은 나트륨을 전혀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듯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에 특성이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불어온다.
동국대학교 심장혈관내과 이무용 교수(대한고혈압학회)는 “일반적으로 나트륨 섭취량이 많아지면 고혈압, 심혈관계질환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며 암의 발병률을 높인다”며 “특히 위암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해외 연구진이 표본 조사한 결과 나트륨 섭취량이 감소하면서 고혈압과 심혈관계 질환이 줄어들고 나트륨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혈압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나트륨 과잉 섭취는 고혈압, 암, 심혈관계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중 하나로 지적한 바 있다.
특히 국민 중 고혈압으로 진료 받은 환자수는 2004년 373만1000명에서 2008년 517만1000명으로 38.6% 증가했으며 진료비는 2004년 3953억4300만원에서 2008년 6039억9600만원으로 52.8% 증가했다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밝혔다.
뿐만 아니라 2008년 고혈압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의 2.4%를 차지할 만큼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찬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철 생각나는 각종 탕·찌개류는 싱겁게 끓이거나 국물을 모두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탕·찌개류의 나트륨 함량은 3000mg 내외 수준으로 튀김·구이류 나트륨 함량 670mg 내외, 덮밥 및 볶음밥류 1200mg에 비해 크게 높다.
특히 대구매운탕의 나트륨량은 4633mg에 이르며 탕·찌개류 중에서도 특히 높다.
이어 육개장이 3793mg, 해물탕이 3367mg 순으로 나트륨 함량이 매우 높은편에 속하고 삼계탕도 2399mg에 이르며 나트륨 함량이 높은 김치, 젓갈류 밑반찬 등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WHO 나트륨 섭취 권고량 2000mg을 훌쩍 뛰어 넘는다.
또한 된장찌개 한그릇 나트륨 함량은 1764mg, 갈비탕은 1756mg, 김치찌개 1582mg 등으로 나타났으며 탕·찌개류에서 가장 나트륨량이 적게 나타난 순두부찌개도 1548mg으로 WHO 나트륨 섭취 권고량의 77%에 이른다.
이 교수는 “고혈압 환자 중 약 50%는 나트륨 섭취량에 따라 혈압이 쉽게 올라가는 경우가 있어 고혈압 환자는 모두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교수는 “고혈압은 자각증상이 없다”며 “고혈압이 진행되고 환자가 증상을 느꼈다면 이미 심혈관계질환이나 뇌졸중이 온 것이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고 경고했다.
메디컬투데이 고희정 기자(megmeg@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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