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활

“휴가 다녀오니 더 힘들어”

pulmaemi 2010. 8. 5. 05:56
‘휴가 후유증’ 이기려면 빨리 자신의 패턴 찾아야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무리한 휴가 일정으로 오히려 피로와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다며 ‘휴가 후유증’에는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되찾는 것이 중요한다고 조언했다.

◇ 호르몬 체계나 수면 주기 등 삐거덕

여름휴가를 잘 다녀온 후 ‘피곤하고 의욕이 없다’,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구강점막과 입술 주위가 자주 헌다’ ‘배가 살살 아프고 소화가 잘 안 된다’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흔히 ‘휴가후유증’이라 불리는 이러한 증상들은 대개 생체리듬이 교란돼 생긴다.

휴가기간 동안 피서지에서 밤새도록 놀다가 낮에는 잠을 자는 무절제한 생활을 반복한다든지, 해외여행 등으로 인한 시차 문제로 고생하게 되면 생체리듬이 혼란에 빠져서 여러 가지 호르몬 체계나 수면 주기 등이 삐거덕거리는 것이다.

밤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적게 분비돼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고 또 낮에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일을 할 때 피곤하고 무기력하게 되기도 한다.

면역기능도 떨어져 평소 체내에 잠재해 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활성화 돼 입술주위에 물집이 맺히는 구순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처럼 혼란에 빠진 생체리듬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좋아지겠지만, 몇 가지 방법을 쓰면 훨씬 빨리 회복해 무리 없이 일상에 복귀할 수 있다.

특히 수면리듬의 회복이 중요한데 취침 및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서 후 적어도 3~4일간은 자명종의 힘을 빌려서라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신체리듬을 되도록 빨리 회복할 수 있다.

비타민이 침체된 신진대사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도움이 되고 시판중인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휴가기간 전체를 할애해서 놀기에 전념하기보다는 최소한 2일 이상은 미리 집으로 돌아와서 휴가를 정리하는 것이 휴가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 피로와 스트레스가 신체저항력 떨어뜨려

휴가후유증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휴가 이후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질병이다.

휴가 이후에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하는 것은 무리한 피서 일정과 심각한 교통체증 그리고 인파에 시달리는 휴가여행이 오히려 피로와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신체저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 급성장염= 휴가 후유증 중에서 가장 흔한 질병은 급성복통, 설사, 구토를 동반하는 급성장염이다.

이러한 급성 장염에는 물을 갈아먹어서 생기는 여행자 설사에서부터 바이러스성 장염, 세균성 장염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가장 흔한 것은 여러 가지 장내 세균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설사가 멎을 때까지 우유 등 유제품을 피하고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공급해주면 며칠 이내에 저절로 낫는다.

단 소변 양이 줄 정도로 탈수가 심하거나 설사에 점액이나 피가 섞여 나오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이므로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 약을 먹는 것이 좋다.

설사만 멈추게 하는 지사제는 세균성 설사의 경우 증상을 더 악화 시키고 오래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급성 장염 예방법으로는 설사 중이거나 손에 상처 있는 사람은 음식을 만들지 말아야 하며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곰팡이가 생긴 음식은 미련 없이 버리고, 쇠고기는 14일 이상, 유제품은 5일 이상 냉장보관하지 않고 한번 녹인 냉동식품은 다시 냉동하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 눈병= 수영장에서 잘 발생하는 유행성 눈병도 휴가철이 지나면 많이 발생한다.

유행성 눈병은 대부분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며 특효약도 별로 없고 보통 7~10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다만 가족 중 눈병환자가 발생하면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손 씻기, 수건 따로 쓰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세균성 결막염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눈병도 있으므로 증상이 발생한 경우 일단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 귓병=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많이 생기는 귓병은 대부분 세균 감염으로 인한 외이도염이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귀 안이 붓고 진물이 흐르는 것이다.

이 경우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약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또 한 가지 여름철에 종종 발생하는 응급상황으로 벌레가 귀에 들어가는 일이 있다.

고막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면 식초․알코올․글리세린을 넣어주는 응급조치로 벌레를 죽일 수 있으나 이 과정에서 발버둥치는 벌레에 의해 외이도 및 고막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제거해야 한다.

 

메디컬투데이 김미리(kimmil@mdtoday.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