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문병희 기자]
직장인 김모(여·28)씨는 최근 들어 부쩍 어지럽고 두통이 잦아 두통약을 먹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씨는 “여름만 되면 매년 반복된 일로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상은 우리가 흔히 냉방병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연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에어컨의 사용이 필수가 되고 있는 만큼 김씨처럼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이 같은 냉방병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 대부분이 호흡기계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냉방병에 걸리면 코와 목이 마르고 불편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감기에 걸린 것처럼 춥고 두통을 호소하거나 피로감이 쉽게 든다.
또 어지럼증, 관절 및 근육통,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날 수 도 있다. 여성의 경우 호르몬 이상으로 월경불순이 올 수도 있으며 온도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말초혈관이 수축해 얼굴, 손, 발등이 붓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냉방병의 가장 주된 원인은 과도한 실내외 기온차이다.
박 교수는 “실내외 온도차가 5~8℃ 이상 지속되는 환경에 오랫동안 머물게 되면 자율신경계기능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따라서 장운동 조절이나 뇌의 혈류량, 혈압,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 호르몬 순환 등에 영향을 미쳐 냉방병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환기부족이 지목된다. 특히 바깥공기가 들어 올 수 없는 중앙 집중식 냉방장치를 가진 빌딩에서 장기간 일하는 사람들에게 두통, 점막의 자극, 피부건조, 정신혼미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나는 데 이는 환기 부족으로 건물 내에 여러 가지 유해물질이 축적돼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밖에 에어컨을 가동하게 되면 습기제거 효과도 동반하기 때문에 실내공기가 건조해 짐에 따라 유해물질을 저해하는 호흡기 섬모의 호흡기 기능이 저하돼 감기와 같은 호흡기계 질환에 걸리게 쉽다.
냉방병 원인이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주변 환경을 약간 변화시키는 것으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냉방병은 주로 밀폐된 작업환경이 문제가 되므로 적당한 간격(1시간 정도)을 두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고 장시간 에어컨 사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또 바깥과 실내온도차가 5~8℃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하고 하루 종일 냉방기기가 가동되는 곳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틈틈이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거나 긴소매 옷을 준비해 체온조절을 하는 것도 좋다.
박 교수는 “냉방장치로 인해 호흡기계 점막이 건조해지므로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도록 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야채를 자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개인적인 건강상태에 따라 증상의 차이가 있는 만큼 영양과 기초체력유지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여름에 너무 덥게 있는 것도 안 좋지만 너무 차갑게 있는 것 또한 몸에 많은 부담을 준다”며 “25~28℃ 등 적당한 실내 온도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메디컬투데이 문병희 기자 (bhmoo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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