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잠 줄이고 공부하면 성적 향상?"…건강에 '악영향'

pulmaemi 2010. 4. 26. 07:05
수면시간 줄이면…기억력 향상 ↓ 우울증·비만 유발할 확률 ↑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기자] 수험생들 사이에서 4당 5락(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은 정설로 받아들여지지만 실제 수면시간이 줄어들면 학습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고 우울증과 비만을 유발할 수 있어 건강이 우려된다.

2008년 질병관리본부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조사결과 '주관적 수면 충족률'을 살펴보면 전체 75238명 중 25.6%만 자신의 수면시간에 만족하고 있어 청소년 4명중 1명이 수면에 대해 충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수면 충족률이란 '최근 7일동안 잠을 잔 시간이 피로회복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고 3수험생의 비율은 21.2%를 차지해 학생들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이처럼 부족한 수면으로 만족을 얻고 있지 못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의학적인 규명도 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엘리자베스 굴드 박사가 발표는 쥐실험을 통해 잠을 오래 자지 않으면 기억을 형성하는 뇌부위인 해마의 신경세포의 수가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면 학습 기억력에도 영향을 줄수있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수면부족은 비만과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홍승철 교수는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 충족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 호르몬이 줄어들어 먹는량을 조절하지 못하게 될수도 있다"며 "자신의 정상체중을 넘겼을 때 호흡이 불안정해질 수도 있게돼고 뚱뚱해지면 운동량도 조절못해 비만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컬럼비아 대학 갱위쉬 교수가 10대청소년을 연구한 결과 12시를 넘어서 잠을 자는 학생들이 10시정도 잠을 자는 학생들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42%이며 이로인한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30% 더 높은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수면부족이 학습과 비만,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 가운데 학생들은 여전히 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문제다.

실제 청소년 사이트 게시판에 아이디 YioXXX는 "일단 곧 고등학생이 될텐데 잠을 최소로 줄인것이 6시간인데 더 줄여야하나요?"라며 "저번에 4시간 자니까 다닐때마다 졸립던데…단어도 안외어지고 그러면 수면시간이 안맞는 건지 그리고 6시간자는것이 많지 않은가 불안해요"라고 문의했다.

동 게시판 아이디 8opXXX는 "잠 안오는 방법좀 알려주세요"라며 "수험생들 중에서 잠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님들이 저 잠좀 안자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이처럼 학생들이 자신의 수면시간에 맞지않는 패턴으로 생활하려 노력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단국대학교 신경과 김지현 교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충분한 양의 잠을 자고 있지 않고 자신들이 수면부족이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실제 필요한 수면시간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나친 교육을 강조하는 사회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전은자 교육자치위원장은 "야간 자율학습과 아침자율학습으로 아이들의 수면시간이 짧아진다"며 "사교육을 줄인다는 취지로 야간 자율학습을 시행하는 학교도 있지만 모든 학생이 그렇게 공부하면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경기대학교 교육학 김대유 박사는 "어린 나이부터 지나친 교육으로 인해 아이들 건강이 걱정"이라며 "학생들의 신체발달에 맞는 교육지침을 만들어야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기자 (
jang-eunju@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