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사회

英 이코노미스트 “권력쇠망치에 압살당하는 온라인”

pulmaemi 2009. 1. 19. 07:12

“예언자를 피해망상적으로 격리” 미네르바 구속 맹비판

 

[데일리서프] 영국의 유명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는 지난 15일, 한국정부의 미네르바 체포에 대해 “한국은 금융예언자를 편집병적으로 격리했다”라는 제목으로 이를 강력히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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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미스트지 화면 캡처 

지난 15일 이코노미트 온라인판 아시아 섹션에 게재된 이 기사는 거대한 쇠망치로 온라인의 시민을 내리치는 삽화가 곁들여지면서, ‘존중받지 못하는 서울의 예언가(A prophet without honour in Seoul)’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기사는 지난 몇 개월간 로마의 지혜의 여신을 뜻하는 미네르바라는 이름의 블로거는 남한 정부를 심각하게 자극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간지는 ‘미네르바는 그간 한국원화의 급격한 가치하락 등 몇몇 정확한 금융경제의 예측을 해 왔고,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의 경제위기 관리에 대해 조롱을 퍼부어 왔다’고 전하면서, 바로 이 점 때문에 구속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 10일, 미네르바는 박대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실직자임이 드러났다. 분노한 경찰관들은 경제학 교재들로 가득찬 그의 방을 뒤졌고, 지난해 12월 29일 ‘금융당국이 달러매수를 금지했다’고 올린 하나의 게시글을 이유로 체포했다.

검찰은 미네르바가 문제의 글을 통해 소위 ‘사이버 모욕죄’라 불리는 규정을 위반했으며, 이 글로 인해 환율시장의 변동이 심해 정부가 무려 20억달러를 써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민사회와 야당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며 격분하면서 미네르바를 옹호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박씨는 다른 몇 명의 미네르바 중 한명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는 자신의 필명으로 쓰여진 언론기사는 자신이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정규 경제학 교육을 받지 않은 한명의 사람이 그렇게 엄청난 금융업계의 숨겨진 비밀들을 파악할 수 있겠는냐는 의문 때문이다.

그러나 주간지는 아무리 많은 미네르바가 있다 하더라도 블로거에 대한 정부의 탄압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의 상식 결여 현상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간지는 금융위기 앞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국 언론인들에게 “한국인들의 심리를 살펴 달라”, “‘실패한(failimg)’, ‘절망적인(desperate)’, ‘신경과민적인(jittery)’ 등의 단어를 쓰지 말아 달라”고 강요한 사실을 폭로했다. 또 모든 외환시장의 거대은행들은 달러매수를 억제해달라는 요청과 강요를 받았다는 사실도 보도했다. 결국 관료들은 언론과 시민들이 “이 거대한 괴물(금융위기)에 맞서기 위해” 단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1843년 영국에서 창간되어 16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최고 권위의 경제주간지로 자리잡고 있다. 발행부수는 약 130만부이며 절반 정도는 해외구독자가 구매하면서, 자유주의 시장주의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지난 미네르바의 박씨의 체포 당시에도 수많은 외신들이 이를 비판적으로 보도했으며,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외신들은 이 사건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dailyseop.com 하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