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김현석·성재호' 파면·해임은 방송인에 대한 도발이다
'이명박 정권의 수족' 이병순의 만행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KBS를 장악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수족 노릇을 하기 위해 낙하산 사장으로 KBS에 투입된 관제사장 이병순이 오늘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으로서 KBS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작년 한 해 그 어떤 KBS 구성원보다 열심히 싸웠던 KBS 사원행동 양승동·김현석 두 전 대표와 사원행동 회원 성재호 기자를 각각 파면하고 해임한 것이다. 이들과 함께 인사위에 징계 대상으로 회부됐던 5명의 또 다른 KBS 직원들에게 감봉 등의 중징계가 떨어졌다. 이 정권과 그 하수인들의 끝을 알 수 없는 무도함에 충격과 함께 끓어오르는 분노를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지난해 9월 관제사장 이병순이 KBS에 투입된 직후 벌어졌던 '9.17 한밤의 인사대학살'의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깊은 상처로 남아 있는데, 이명박 정권과 그 수족인 이병순은 아예 그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말았다. 2009년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도대체 이병순은 무슨 자격으로 그들을 해임하고 파면하는가.
정연주 사장이 축출되고 관제사장이 들어선 뒤 KBS에는 하루라도 잡음이 끊일 날이 없다. 이미 시청자들은 KBS를 20여 년 전 군사독재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했던 그때로 돌아갔음을 직시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실종된 KBS, 매주 월요일 아침 대통령의 확성기 노릇을 하고 있는 KBS, 이명박 대통령 미화까지도 서슴지 않는 KBS는 이미 '국민의 방송'이 아니다. 이병순 체제 4개월 만에 KBS는 그렇게 독재 정권 시절로 되돌아갔다.
그런 이병순이 어떻게 양승동·김현석·성재호를 파면하고 해임하는가. 공영방송 KBS의 구성원으로서 K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온 몸으로 맞섰던 그들을 정권의 하수인, 이명박의 수족에 불과한 이병순이 어떻게 KBS에서 쫓아낼 수가 있는가. 단언컨대 지금 당장 KBS를 떠나야 할 사람은 이병순과 역시 KBS 장악의 수족이 되었던 유재천·권혁부·이춘호·박만·강성철 등 KBS이사회의 '공영방송 파괴 5적', 그리고 이병순 아래서 요직에 앉아 권력을 휘두르며 단잠에 빠져있는 수하들이다.
오늘의 이 만행으로 이병순은 마침내 KBS 구성원은 물론 타 방송사의 모든 방송인들 그리고 시청자와 국민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내렸다. 우리 한국PD연합회 또한 이병순의 만행을 방송인을 향한 전면적인 도발로 규정한다. 우리는 결단코 오늘의 이 만행에 대해 분명하고도 단호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저들이 최소한의 인간적 도의마저도 내팽개친 체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이상 우리 결코 물러남 없이 결연히 싸울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KBS의 모든 구성원에게 촉구한다. 오늘의 이 만행은 이명박 정권과 그 수족인 이병순이 KBS 전체 구성원을 상대로 저지른 것이다. 양승동·김현석·성재호 3명을 본보기로 삼아 KBS 구성원들에게 침묵과 굴종을 강요한 것이다. '공영방송 KBS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지키겠다면 모두가 총궐기해야 한다. 특히 KBS 노동조합은 이들이 징계에 회부될 때 밝힌 대로 전면전을 벌여야 한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병순의 만행으로 이제야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반드시 그 끝을 보고야 말 것이며, 기필코 냉엄하고도 단호한 심판을 내릴 것이다.
2009년 1월16일
한국PD연합회
살인적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믿기지 않았다. 모두들 눈과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끝내 우려했던 일은 우리의 눈앞에서 버젓한 현실로 벌어지고 말았다. 어제 오후 특별인사위원회를 연 사측은 이른바 지난해 8월 8일 사태 이후, 신성한 방송의 터전인 KBS에 부당하게 경찰력을 투입하고 방송 길들이기를 넘어 장악 음모를 숨기지 않은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 투쟁한 우리의 선·후배, 동료들에 대한 살인적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들 8명에게 내려진 파면과 해임, 정직과 감봉이라는 징계 수위는 과거 KBS의 오랜 역사에서 일찍이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비이성적, 비합리적 결정이다.
사측에 다시 한 번 묻겠다. 파면하고 해임해야만 했는가? 감봉과 정직이라는 극약 처방만이 능사였는가? 징계 대상자들이 그토록 중한 징계를 받을 만큼 잘못을 저질렀는가? 그들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하나는 결코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우거나 자신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뜨거웠던 지난해 여름, 그들이 한 일이라곤 정권의 부당한 방송장악 음모에 맞서 공영방송 KBS에 대한 폭압적 공권력 투입을 막아내고, 정상적 절차와 규정을 모두 내던진 채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서슴지 않은 이사회를 막아내려 했던 것뿐이다. 오로지 공영방송 KBS, 국민의 방송 KBS가 정권의 주구(走狗)가 되어 시청자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저 80년대 '땡전뉴스'의 치욕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싸웠을 뿐인 것이다.
우리는 이미 사측에 여러 차례 묻고 또 요구했다. 그동안 진행돼온 징계 절차와 그 결과가 정당하다면, 이사회의 지시만을 따라 동료들을 폭행한 청원경찰들에 대해서는 왜 책임을 묻지 않았는가? 과연 징계를 할 계획과 의지는 있는 것인가? 신성한 방송국에 경찰의 난입을 누가, 어떤 과정을 통해 허용했는지 그 진상을 밝히려는 노력은 과연 얼마나 했는가 말이다.
우리의 선배, 우리의 후배, 우리의 동료가, 한솥밥을 먹으며 취재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땀 흘렸던 우리의 사랑하는 벗들이 지금 중징계라는 서슬 시퍼런 칼날 앞에 서 있다. 이들 누구 하나 자기 자신을 위해 싸운 일이 없음을, 지난 무더운 여름의 치열했던 투쟁 내내 우리는 똑똑하게 목도했고 기억한다. 비판과 견제를 숙명으로 알고 살아가야 하는 기자에게 나를 비판할 수 있는 비판의식과 양심은 어떤 경우에도 버릴 수 없는 지고지순의 소명이다. 그가 받드는 이념이 무엇이든,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정권의 부당한 방송장악 음모에 맞서 의롭게 싸운 우리의 동료들이 폭압적 중징계를 당하는 치욕스런 모습을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우리 보도본부 기자들은 하나의 일치된 뜻으로 이번 중징계를 단호하게 반대한다.
아직 시간은 남았다. 사측은 사원들에 대한 살인적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징계로서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구시대적 발상은 버리고, 지난해 여름 사장 교체 이후 불거진 사측과 사원 간의 갈등과 반목을 조금이라도 씻을 수 있는 길은 화해와 용서임을 다시 한 번 깊이 인식하기 바란다. 지금 우리 KBS를 둘러싼 현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냉혹하다. 여당의 방송법 개정과 수신료 인상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사측과 사원들이 똘똘 뭉쳐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나가도 벅찬 일들이다. 이제 더는 좌시할 수 없다. 우리 기자들은 사측이 사원들에 대한 중징계를 즉각 철회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이해와 화합의 길을 적극 모색하기를 촉구한다. 만일 사측이 이번 징계를 그대로 시행할 경우, 우리 기자들은 제작 거부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측과 싸워나갈 것임을 선언한다.
2009.1.16
KBS 기자협회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9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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