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켁켁' 이것저것 삼키는 아이 SOS!

pulmaemi 2009. 2. 2. 08:30
원인 물질을 살피고 침착하게 대응 '필수'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서울에 사는 주부 최희정(33)씨는 "아무리 정리를 잘해놓아도 아이가 손에 잡히는 대로 입에 가져가서 걱정"이라며 "얼마 전에는 화장품 스킨을 삼켰고 몇 개월 전에는 수은전지를 삼켜서 병원에 갔다 왔다"고 말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아이가 아무거나 입에 넣지는 않을지 걱정이 많다.

어린아이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하며 기도가 전체나 일부 폐쇄됐을 경우 1분1초가 중요하기 때문에 신속한 응급처치 후 바로 병원에 가야한다.

아기가 이물질을 삼켜 기침을 하거나 이상증세를 보일 경우 부모는 당황하지 말고 우선 삼킨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병이나 용기가 굴러다니고 있으면 얼마나 삼켰는지 침착하게 용량을 확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 삼켜도 이상 없는 것 VS 삼키면 큰일 나는 것

아이가 삼켰을 때 가장 위험함 것은 약을 포함한 화학성분이다. 특히 락스와 같은 강력한 산성 물질은 삼키는 즉시 식도며 기관에 손상을 입힌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물질도 있다. 어떤 이물은 삼켰을 경우 심한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다면 병원에 가지 않고 자연 배설되도록 해도 된다.

'병에 걸린 후 꼭 필요한 88가지 어드바이스'의 저자 모리모토 미사코에 따르면 삼킬 경우 위험한 것으로 농약, 표백제, 나프탈렌, 등유, 담배, 가솔린, 벤젠, 접착제, 수은전지, 아세톤 등이며 이런 것을 먹었다면 양에 상관없이 곧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야한다.

반면 크레용, 잉크, 립스틱이나 스킨 등 화장품, 풀 등은 삼킨 양이 적을 경우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대학교 '수상안전 및 구급법' 전정희 강사는 "제초제는 들어가면서부터 기관을 손상시키고 해독제도 없어 가장 위험하다"며 "이물질은 화학성분에 따라서 대처하고 스킨 등의 화장품은 소량을 삼켜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강사는 "다만 알맹이가 있는 경우 기도폐쇄의 위험이 있고 핀셋처럼 각이 있는 것은 어설프게 빼려고 시도하다가 더 들어갈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며 "락스는 삼켜도 문제지만 한 방울만 눈에 튀어도 시력을 손상시키므로 부모들이 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락스가 아이의 눈에 튀었을 경우 흐르는 물에 10분가량 완전히 씻긴 다음 소독된 드레싱으로 오염 안 된 눈까지 양쪽 눈을 모두 가린 후 병원에 바로 데려간다.

◇ 무조건 토하게 하는 것은 '금물'

아이가 위험한 것을 마셨거나 이물질이 목에 걸려서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경우, 급격히 몸 상태가 나빠진 경우에는 서둘러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

하지만 보통 이물질을 삼켰다는 사실을 알았을 경우 무조건 빨리 토하게 하려는 부모들이 많은데 개중에는 토해서는 안 되는 것들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화학성분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역류할 경우 식도를 다시 손상시킬 수 있는 물질의 경우 위험할 수 있으며 전문가들은 등유, 가솔린, 시너, 살충제, 접착제, 아세톤, 락스의 경우에 토해서는 안 되며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종합방재센터 서의수 지도의사는 "아이의 얼굴만 봐서는 어떤 물질을 먹었는지 알 수 없고 주변상황에 확실한 증거가 있는지 살펴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며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유한락스 등을 삼켰을 경우 5세 이하에서는 구토를 시키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또 서 지도의사는 "병원에서도 명백하고 신중하게 위세척을 할 필요가 있을 때만 위세척을 하므로 부모들이 위험에 대해 인지하고 예방하는 것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아이 모습이 평소와 다를 때 한동안은 두고 봐도 괜찮은 건지 아니면 지금 당장 구급차로 병원에 데려가는 편이 좋을 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부모들이 흥분을 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안 좋을 수 있으므로 침착하게 상황판단을 하고 119나 의사에게 조언을 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학교 전정희 강사는 "아동응급처치의 핵심은 아이를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라며 "아이들은 주변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해주고 대처하면 쇼크의 위험이 줄어들지만 큰일났다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되므로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elle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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