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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기침, 동반 증상ㆍ기간 따라 숨은 질환 찾을 수 있어

pulmaemi 2020. 11. 6. 13:32

2~3주 지속되는 급성기침, 증상 따라 폐렴, 결핵 의심해야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고통 받는 이들이 있다. 바로 ‘기침’을 달고 사는 이들이다. 외출 중 다른 사람들 앞에서 기침을 하면 코로나19 환자로 눈총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공기가 차가워지는 가을철 환절기에 이러한 기침이 더 잦아지면서, 고충이 심해지기 마련이다.

기침은 폐와 기관지 내에 생긴 가래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신체의 중요한 방어기전으로, 횟수나 강도가 심할 경우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다. 또한 다양한 원인 질환에 의해 유발돼 숨어있는 질병을 찾아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기침은 지속기간에 따라 ▲3주 미만은 ‘급성기침’ ▲3주~8주 이내는 ‘아급성기침’ ▲8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기침’으로 분류한다. 기침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증상부터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의 조언이다.

일산차병원 호흡기내과 정훈 교수는 “기침이 언제부터 지속되었는가에 대해 환자의 기억이 달라질 수도 있고, 증상 초기에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병원을 방문해 동반되는 증상, 기간, 기침 유발 원인 등을 꼭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2주 미만의 급성기침은 흔히 감기라 부르는 상기도 감염이나 급성기관지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대개 기침과 함께 콧물, 재채기, 인후통, 열, 몸살 등이 동반된다. 바이러스 감염이 주 원인이지만 2차적인 세균 감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감기에 따른 기침은 증상에 따라 진해제, 거담제 등을 복용하면 2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만약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감기가 아닌 다른 질환을 의심, 이를 감별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폐렴이다. 폐렴은 미생물 감염으로 인한 염증이 원인으로, 폐와 전신에 걸쳐 증상이 나타난다. 기침과 함께 수반되는 가래, 호흡곤란, 호흡 시 통증, 구역, 구토, 설사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두통이나 근육통 등 신체 전반에 걸친 통증도 나타날 수 있다.

폐결핵 환자도 비슷하게 호흡기 및 전신에 걸친 증상이 나타난다. 기침과 함께 객담, 발열, 무력감 등이 나타나며, 병이 진행되면 혈담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결핵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체중감소로, 평소처럼 식사를 하는데도 체중이 줄고 2~3주 이상 감기 증상이 지속되면 흉부X선 검사를 통해 결핵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급성 부비동염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나 알레르기 비염 발생 이후 이차 세균 감염이 발생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열, 권태감, 졸림 등의 증상과 함께 심할 경우 얼굴 부위 통증이나 두통을 동반할 수 있다. 혹은 다른 증상 없이 기침만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세한 신체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이전에 흉부X선 촬영을 하지 않았다면 이 시기에 검사를 받아 폐에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해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면 폐에 병변이 없다면 별도의 검사를 통해 질환을 찾고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만성기침의 대표적인 원인은 상기도기침증후군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부비동염, 인후염 등의 상기도 염증질환이 원인으로, 목이 간질거리는 기침과 함께 후비루, 인후부의 이물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기침형 천식도 만성기침의 원인일 수 있다. 이는 기관지 천식 중 호흡곤란이나 천명음(쌕쌕거림)과 같은 증상이 없으면서 기침만 있는 천식이다. 주로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심해진다. 냄새, 찬 공기, 운동 등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면 호흡곤란, 천명 등의 천식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호흡기 질환은 아니지만 위식도역류질환도 만성기침의 원인일 수 있다. 위산이 식도 하부나 상기도의 기침 수용체를 자극하거나, 혹은 위장의 내용물이 호흡기로 흡입돼 기도를 자극해 기침을 발생시킨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속쓰림, 가슴의 작열감 등을 동반하지만, 다른 증상 없이 기침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 때 목의 이물감이나 목소리 변성 등이 동반되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또하나의 원인으로 감염 후 기침을 들 수 있다. 감염 후 기침은 감기를 앓고 난 후 기침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감기를 앓은 후에 기도에 염증이 남아있거나, 기도가 예민해지면서 작은 외부자극에도 기침이 악화되는 상태가 된다. 감염 후 기침의 증상은 기침 외 가래, 후비루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만, 특별한 치료 없이 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요할 경우 가래나 후비루 치료를 위한 거담제 등을 처방할 수 있으나, 투약 후에도 1주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부비동염을 의심해야 한다.

정 교수는 “기침의 양상이나 동반 증상, 유발되는 환경에 따라 질환을 측정할 수 있으므로, 만약 3주 이상 기침이 계속된다면 흉부X선이나 부비동 촬영, 폐기능 검사 등 원인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특히 “만성기침이 지속된다고 자의적으로 강력한 진해제를 복용하면 원인 발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한 이후 원인에 맞는 적절한 약물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010tnrud@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