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에 이르는 노인성 안질환 등 눈 건강에 대한 인식 제고 필요
[메디컬투데이 박수현 기자]
국민 대부분은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한 사실을 알고 있는 반면에, 이를 대비해 눈 건강을 관리하고 있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안과병원은 올해 국제실명예방위원회(IAPB, WHO 산하)가 선정한 Vision 2020년을 맞이해 전국의 20세부터 79세 사이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고령화에 따른 눈 건강관리 인식조사’를 실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결과 응답자의 86.7%가 고령사회 진입을 알고 있었지만, 눈 건강 관리를 한다는 응답자는 38.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40세 이상 인구 중 43.2%가 백내장 환자, 3.4%가 녹내장 환자, 13.4%가 황반변성 환자이다. 즉 중복질환을 고려해도 우리나라 40세 이상 인구의 절반가량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노인성 안질환을 앓고 있는 셈이다. 100세 시대인 요즘, 연령이 높아질수록 노인성 안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이미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들어선 우리나라는 2025년경 초고령사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UN 분류기준에 따르면, 고령사회와 초고령사회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인구 비율이 각각 14%, 20% 이상을 차지할 때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65세 이상의 인구가 14%를 넘어섰고, 5년 뒤에는 20%를 넘게 될 전망이다.
이처럼 기대 수명이 길어진 만큼 안구의 노화가 시작되는 40세부터는 눈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노안이 시작될 뿐만 아니라 각종 노인성 안질환도 급격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력은 한 번 잃게 되면 좀처럼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노안이 시작되면 눈 상태 확인을 위해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조사에서 전체의 79.8%가 노안이 40~50대 초반에 발생하는 것으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고, 73.3%가 이전에도 노안을 의심해 본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안을 의심한다는 응답자 중에서 실제 안과 진료를 받은 사람은 44.5%에 그쳤다. 이유는 “노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해서” 진료를 받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0.8%로 가장 높았다.
40세 무렵부터 노안과 함께 발병할 수 있는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들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백내장은 노안과 증상이 비슷해 일반인이 정확히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방치하기 쉽다.
조사에서도 노안과 백내장을 구분할 수 있다는 응답은 21.7%뿐이었다. 또한,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 녹내장은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다. 황반변성은 최근 증가율 1위인 안질환이자, 70대의 실명 원인 1위 질환이기도 하다. 녹내장이나 황반변성은 한쪽 눈에만 발생할 경우 다른 쪽 눈에 의지하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조사에서 그나마 눈 건강을 관리한다고 한 응답자들의 눈 건강 관리방법도 영양제 섭취 등 소극적인 관리가 34.2%로 제일 많았으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한다는 사람은 15.4% 밖에 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접어든 것에 대한 인식은 높은 반면, 눈 건강 관리 인식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정부 정책도 국민들의 눈 건강 인식 수준과 유사해 보인다. 정부에서 실시하는 일반건강검진의 공통항목은 물론이고 성별, 연령별로 특정 대상에게 추가되는 진단 항목조차 안과 분야는 안저검사 등 필수검사 없이 기본검사만 이뤄지고 있다.
대한안과학회 등 안과학계는 국민들에게 고령화를 대비한 눈 건강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캠페인을 벌이는 동시에, 40세 이상 건강진단에는 안저검사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성인들은 본인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녹내장, 망막질환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김안과병원이 376명의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종합 안과검진 결과에서도 이 같은 사실은 증명된다. 검진 결과, 검사를 받은 363명 중 12%에 해당하는 44명이 녹내장이나 망막질환이 의심되는 소견을 보여 정밀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김안과병원 장재우 원장은 “노안이 시작되는 시기의 눈 건강 관리에 대한 개인 및 국가의 인식을 높이면 노년에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인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며, “국제실명예방위원회(IAPB)는 글로벌 차원에서 실명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는데, 김안과병원도 노인성 안질환의 위험성을 알리는 등 국민 눈 건강 인식 제고를 위한 활동을 계속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박수현 기자(psh557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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