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
무심코 하는 사소한 생활 습관이 신장의 수명을 줄이고, 투석치료까지 받게 만든다면? 가능성이 희박한 이야기 같지만 주변에서 생각보다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장윤경 교수로부터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직접 경험하며 터득하게 된 정말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나쁜 생활 습관을 알아본다.
◇ 흡연
기본적으로 흡연은 흡연자들도 잘 이해하고 동의하는 가장 나쁜 생활 습관이다. 신장의 측면만 보더라도 저산소증으로 인한 적혈구 생산 증가의 원인이 돼 여러 혈전 질환(뇌경색, 심장경색, 신장경색)을 발생시키며, 신장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서 흡연자의 경우 질환의 악화속도가 훨씬 빠르다. 그 외에 폐, 식도, 위, 방광 등 다른 장기들의 악성종양과도 관련이 깊어 가장 먼저 고쳐야 할 나쁜 습관이다.
◇ 한약
허준의 동의보감에 익숙한 우리나라와 동양권에 속한 나라에서는 한약으로 다양한 병을 다루는 일에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에 대한 경각심은 반드시 필요하고 특히 신장질환과 간질환 환자들은 한약 복용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뜻밖에도 만성질환 환자들의 한약 복용이 나름 감소한 것과는 별도로 최근에는 건강한 성인들이 체중 감량이나 단순 건강 증진을 위해 한약을 복용하다가 신장기능이 망가지는 사례들이 자주 발생한다. 2018년 한약 관련 신병증 환자들을 조사한 연구 발표에 따르면 43.8%의 환자가 진단 14개월 만에 투석치료를 시작했고, 나머지 환자들도 만성신질환으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약 복용 후 신장 기능이 악화된 환자군의 81.3%가 이전에 건강한 성인들이고 이 중 87.5%가 여성들이다. 연령대로는 30~40대가 68.7%로 젊은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따라서 건강한 성인들이 다이어트나 단순히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쉽게 한약을 복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 과격한 운동(횡문근융해증)
근육 운동은 현대인의 필수 생활습관이다. 하지만 무리하면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20~30대의 경우 체력 증강을 위한 실내 운동으로 스피닝,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횡문근을 주로 활용하는 운동으로 급격히 장시간 하게 되면 근육통뿐만 아니라 신장 기능에 심한 위협이 되는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할 수 있다.
스피닝 PT 등 실내 운동 관련 우리나라의 횡문근융해증 발병 환자들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환자들의 평균연령은 25.7세였고, 이 중 15.3%가 신부전을 보였다. 근육 운동은 무리하지 말고 적절한 유산소운동과 병합해야 한다. 처음부터 과격하게 하지 말고 점진적으로 강도와 시간을 늘리기를 권하며, 운동시 적절한 수분 섭취는 필수다.
◇ 습관적인 진통제 복용
만성질환자의 경우 진통제 남용이 신장 기능을 저해시킨다는 사실은 수년간의 홍보와 광고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진통제 오남용 관련해 발표된 연구들에서 진통제의 중복 처방률은 위장약 다음으로 높게 보고된다.
주로 노인 환자들의 진통제 과다가 신장질환이 악화되는 주요 문제가 되었다면, 최근 연구에서는 젊은 환자, 기능성 통증, 두경부 통증에 진통제의 남용이 증가하고 마약성 진통제 남용까지 이르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증가하는 최근의 의료 환경에서 진통제 오남용은 이로 인한 현재의 사회경제학적인 현상뿐 아니라, 말기신부전의 주원인인 투석 환자의 증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통증은 가능한 한 원인을 먼저 제거하고 환자의 기저 질환과 통증의 적절한 균형을 맞춘 단계적 조절이 필수다. 반드시 정해진 주치의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 다이어트
주로 육류의 살코기만을 주식으로 일정기간 2~3주 이상 섭취하는 황제 다이어트는 신장 질환 측면에서는 혈중 요독 수치를 병적으로 높이게 된다. 또 섭취한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쓰이기보다는 탄수화물의 부족으로 인해 환자들 체내 근육의 소실을 초래할 수 있어 오히려 신기능 악화가 유발된다. 정반대로 야채만 섭취하는 형태의 다이어트는 혈중 단백질을 심하게 억제해 체내 근육 소실뿐 아니라 장기의 기능에도 장애를 유발시켜 인간의 기본적인 건강과 기능 유지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장윤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무리한 운동과 다이어트를 피하고 본인의 체격과 나이에 맞는 일정한 식이 습관과 적절한 운동이 건강한 신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pj9595@mdtoday.co.kr)
'비뇨기계·남성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심한 옆구리 통증, 요로결석…방치하면 신부전ㆍ신우신염 유발 (0) | 2020.12.07 |
---|---|
과민성방광증후군, 재발 막으려면 약해진 방광 개선해야 (0) | 2020.09.21 |
만성콩팥병 환자의 건강한 여름나기 (0) | 2020.07.29 |
여름철 무심코 마신 맥주·아이스커피 ‘전립선염’ 악화…치료법은? (0) | 2020.07.20 |
잦은 재발·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 큰 전립선염, 초기에 잡아라 (0) | 2020.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