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
방광은 하나의 근육 덩어리로써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이들이 방광은 단순히 소변을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것이 전부인 기관으로 생각하지만, 방광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껴보았던 이들은 방광이 얼마나 예민한 장기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방광은 방광 근육을 수축, 이완시키는 신경계에 의해 지배된다. 그런데 과민성방광 혹은 과민성방광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질환이 생기면, 이 신경이 지나치게 예민해서 소변이 조금만 차도 내보내고 싶다는 느낌을 너무 자주 느끼거나 소변볼 때도 시원하지 않고, 소변이 보고 싶다는 느낌이 오면 참을 수 없을 만큼 급해지는 느낌이 들고, 보고 나서도 아랫배가 묵지근하게 불편하기도 한다. 더 심한 경우에는 소변을 보러가는 도중에 새어 나와 요실금을 경험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오줌소태’라고 불리기도 하는 ‘방광염’과는 차이가 있는데, 가장 큰 차이는 세균에 감염되지 않았기 때문에 염증과 균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처음에는 방광염이었는데 그 뒤로는 염증이 없음에도 배뇨곤란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방광염이 자주 반복되면 염증과 균이 없어지고 난 뒤에도 증상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 역시 과민성방광이라고 한다.
과민성방광은 신경성방광, 절박성요실금, 과민성방광염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과민성방광 뿐만 아니라 비슷한 증상으로 인해 여성 요도증후군, 방광통증증후군 등이 병합돼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과민성방광은 부교감신경 차단제인 항콜린제로 뇨의가 예민해지지 않도록 억제하는 치료를 한다. 하지만 전신의 부교감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으면서 신경에 대한 작용을 지속해야 하므로 약을 계속 복용해야할 경우가 많다. 이 과민성방광을 치료할 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재발이 잘 된다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항콜린제로 신경을 억제해서 증상은 나아지지만, 치료가 끝나면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소변의 빈도는 줄어드는데, 소변을 보지 않고 있을 때의 아랫배가 뻐근하고 불편한 증상들이나 급하게 가고 싶은 절박감과 잔뇨감은 그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민성방광을 호소하는 이들을 살펴보면 주로 혈액순환 장애로 손발이 차고 소화 기능이 저하돼 있으며, 아랫배가 차고 냉한 이들이 많다. 아랫배가 냉하고 소화력이 약해 방광염이 온 경우나 조금만 신경을 쓰거나 무리하면 방광에 신호가 오는 경우, 소변볼 때 따갑고 절박뇨 증상이 있으며 세균이 잘 없어지지 않는 경우, 여기에 질염까지 같이 오는 경우 등 전체적으로 비뇨생식기 면역이 떨어진 환자들이 많다.
특히 방광과 질은 해부학적으로 매우 근접해서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만성질염도 방광염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조금만 피곤해도, 매번 성관계 후 방광염을 앓는 이들도 있다. 이는 대장균의 침입을 방어하는 질 주변 정상 세균총의 능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과민성방광을 호소하는 이들 중에는 50대의 여성들도 많은데, 이는 갱년기, 폐경기 때 호발하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저하되면서 요도 및 질 점막이 건조해져 유해균이 침입하기에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광과 질에서 생기는 반복적인 질염과 방광염 등은 방광의 면역력을 약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과민성방광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치료적인 측면에서도 어떻게 하면 면역력을 높일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면역력은 내 몸의 방어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발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힘들며 가끔 방광염까지 종종 오더니 결국 과민성방광까지 나타난 경우라면 비뇨생식기계가 약해진 것으로, 과민성방광이다가도 만성방광염으로 이행되거나, 방광염으로 시작해서 과민성방광(신경성방광)으로 변하기도 한다.
모두 방광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소변의 저장 및 배출이 저하되고 소변이 차기만 해도 아랫배가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차후에 방광통증증후군이나 간질성방광염 진단을 받기도 한다.
인애한의원 강남점 지은혜 원장은 “한방에서는 과민성방광의 치료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신장 에너지를 강화시키고 아랫배를 따뜻이 해주는 전체적인 치료가 중요하며, 이와 함께 방광 근육의 탄성 회복 및 자율신경계의 안정을 치료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방광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며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이 방광을 자극하는 것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도 스트레스와 감정을 다스리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복부가 경직되면 방광근육, 골반저근 모두 긴장하기 때문에 복부 스트레칭, 장요근 운동, 골반 전체의 순환운동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지 원장은 또 “만약 과민성방광으로 인한 빈뇨, 절박뇨, 요실금, 야간뇨 등의 다양한 증상 때문에 생활의 질이 많이 떨어지는 상태라면 신장 에너지가 많이 저하된 상태이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며, 조금 늦더라도 증상을 가리지 말고 제대로 치료하면서, 생활습관의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방광질환의 재발을 일으키지 않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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