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사회

장애단체 “중증장애인 일자리 개선하라”

pulmaemi 2020. 1. 6. 16:00

“과중업무로 동료 극단 선택”
장애단체, 서울노동청 점거

정부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중증 장애인 고 설요한씨(25)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장애인단체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과중한 업무가 설씨를 죽음으로 몰았다며 지난 1일부터 서울고용노동청 청장실 앞 복도를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청장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도한 업무가 설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동료지원가 등 중증장애인 일자리는 죽음의 컨베이어 벨트”라고 말했다. 

뇌병변 중증장애인이던 설씨는 지난해 4월부터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진행하는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취업 지원 시범사업’에 참여해 ‘동료지원가’로 활동하다 지난해 12월5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동료지원가는 중증장애인을 찾아 구직 상담, 직장 적응 등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는다. 전장연에 따르면 동료지원가는 2019년 기준 월 4명, 연간 48명의 중증장애인 참여자를 찾아 1명당 총 5회씩 만나야 한다. 이들은 적지 않은 업무량을 감당하면서도 최대 65만원 상당의 월급만 받았다. 설씨는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급여가 삭감되는 사업구조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은 “동료지원가가 자신이 맡은 업무를 다 수행하지 못하면, 국가는 해당 지원가를 고용한 위탁기관에 부담금을 압류하겠다고 반협박했다”며 “부담을 느낀 설씨는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2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2020년 투쟁 선포식 및 (설요한씨) 추모제’를 열었다. 전장연은 “동료지원가의 상담 횟수를 조정하는 등 장애인 취업 지원사업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실적 위주가 아닌 (장애인의) 권리 기준으로 목적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1021455001&code=940601#csidxea7dc78d83498bbb6961c3094cce8a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