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틴항암제의 암세포 치료 원리 (그림=해양수산부 제공) |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국내 해조류 ‘깃털말’이 가진 항암물질 대량생산 길이 열렸다.
해양수산부는 해조류인 ‘깃털말’이 가진 항암물질(렉틴)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 이를 활용한 국내 항암치료제의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
렉틴(Lectin)은 암세포 등 특수한 당 구조를 인식하는 단백질로 항암 및 면역증강 작용이 있어 항암제의 주성분으로 널리 사용된다.
이는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한종원 박사팀이 수행한 ‘신약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연구’의 성과물이다.
‘깃털말’은 우리나라 전 해안을 비롯해 극지, 열대까지 전 세계적으로 흔히 분포하는 해조류이다. 연구진은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깃털말에 렉틴 성분이 함유된 것을 확인했으며 2016년 말부터 깃털말을 활용해 렉틴 성분을 대량생산하는 기술 개발연구를 추진했다.
렉틴 성분을 이용한 항암제는 정상세포까지 함께 공격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던 기존의 항암 치료제와 달리 정상세포에는 작용하지 않고 특정 암세포에만 작용하여 관련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에는 통상 콩과식물(대두) 등에 있는 렉틴 성분을 대장균에서 배양해 배양액 1리터당 0.1mg의 렉틴을 생산해 왔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의 연구방법을 개선한 새로운 연구 방법을 적용해 배양액 1리터당 3mg의 렉틴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깃털말’을 활용해 그간 연구시약용 단가가 그램(g)당 2억 원을 호가했던 ‘렉틴’ 성분의 대량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비용절감 등 경제적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아울러 깃털말에서 추출한 렉틴의 경우, 지혈기능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혈구응집 반응 실험’에서도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연고 등 지혈소재로도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28일에 관련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올해 중 해외 특허도 출원할 예정이다.
또한 제약·시약기업 등 바이오업계를 대상으로 간담회 등을 진행해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 상용화를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항암 치료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의약품 중 하나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체 항암치료제(렉틴 활용 치료제 포함) 수입규모는 6300억 원에 달한다.
렉틴 성분의 대량생산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그간 수입에 의존해 왔던 항암치료제의 향후 수입 대체효과 등이 기대되는 바다.
윤두한 해양수산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렉틴의 대량 생산과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여 47조 원 규모의 세계 항암치료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신약소재 개발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마린드럭스(Marine Drugs)’ 2018년 1월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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