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사망률 높고 인지기능 저하 등 후유증 남는 ‘지주막하 출혈’

pulmaemi 2017. 5. 25. 13:05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몇 년 전 뉴스에서 배우 안재욱이 갑작스러운 지주막하 출혈로 수술을 받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 후 1년간 재활에 전념, 현재는 전성기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안재욱이 앓았던 지주막하 출혈은 뇌출혈 중 뇌의 가장 바깥의 막인 지주막 아래에 생기는 출혈이다. 


초기 신속한 치료가 진행되지 못하면 사망률이 매우 높고, 인지기능 저하 등 후유장애도 크게 남는다. 특히 기억력, 실행능력, 언어기능에 큰 장애를 남기게 된다. 후유증 없이 일상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초기 신속한 수술과 개인 증상별 맞춤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5년간(2012~2016년) 지주막하 출혈 환자가 17% 증가(2만6283명→3만804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막하 출혈은 주로 뇌동맥 파열로 생기는데 대표적인 후유장애는 인지기능 저하다. 발병 후 3개월 동안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으로 6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기억력, 실행능력, 언어기능에 이상이 생기는데 일상생활과 직업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드라마에서 가끔 목잡고 쓰러진 뒤 기억을 잃고 사람을 못 알아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과장되기는 했으나 지주막하 출혈 후 기억력 저하를 보여주는 한 예다. 대개는 20~60% 정도 겪을 정도로 흔한 장애이며 언어 기억력 즉 방금 말해놓고도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형태가 가장 많다. 

생활에 필수적인 실행능력 저하도 환자 예후에 따라 3~76%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냉장고에서 물 좀 가져다주세요”라고 주문했을 때 냉장고 앞까지는 가지만 가만히 서 있으면서 다음 단계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환자 스스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지만, 의료진에 의한 객관적 평가에서는 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언어기능 저하 역시 전혀 문제가 없는 경우부터 76%까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는데 발병 후 첫 3개월에서 18개월까지 지속적으로 호전을 보일 수 있다. 말을 알아듣고 표현하는 문제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이에 대한 문제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주막하 출혈 이후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재활 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며 적절한 시점에 중점적으로 시행돼야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 재활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는 “신경외과팀과 시행한 공동 연구에서 치매약으로 알려진 도네페질을 무작위, 이중맹검으로 환자들에게 투여한 결과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을 관찰했다”며 “도네페질과 같은 치매약이 지주막하 출혈로 인한 인지기능 손상 환자의 기억력을 향상시키는데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지 재활치료는 기억력, 실행능력, 언어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작업치료와 언어치료를 시행한다. 인지재활은 단순한 내용에서 복잡한 내용으로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자극의 강도를 높여 나가게 된다.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인지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유 교수는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위해서는 생활 속 여러 상황에서 스스로 힘으로 얼마나 잘해낼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스스로 독립할 때까지 재활 기간은 상당한 기간을 거쳐야 할 때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변의 보호자나 지인들의 이해와 인내심이 요구된다”며 “인지기능 문제 말고도 불안, 불면, 피곤 등의 정신과적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주변의 사람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가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