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당한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사유는 노조활동?

노조 “정년 만70세 보장 불구…노조활동으로 용역업체 눈 밖에 나”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8년 넘게 근무한 청소노동자가 ‘근무 태만’을 이유로 용역업체로부터 계약 만료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해 노조 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단체협약상 정년은 만 70세까지 보장되는데도 불구하고 노조 간부 활동을 하면서 선전전에 매번 참석했기 때문에 용역업체의 눈밖에 나면서 사실상 해고당했다는 것이다.

2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세브란스병원분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송씨는 용역회사 태가비엠으로부터 ‘4월 30일자로 계약이 만료됨’을 통보받았다.

계약만료일 5일전, ‘재계약에서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구두로 통보한 용역회사는 ‘사유는 많다’, ‘본사도 알고있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았다는 노조의 지적이다.

노조는 또한 태가비엠이 기존 관행을 모두 무시하며 무리하게 청소노동자 해고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태가비엠이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미화용역을 맡게 된 것은 1년 전인 2016년 5월부터였는데, 당시 이전 용역회사 소속으로 근무해온 청소노동자 중 자발적 퇴사자를 제외한 전원을 태가비엠이 고용승계했다. 이전 용역업체 또한 원청과의 용역계약이 지속되는 기간동안 약 5년간 청소노동자를 계속하여 고용해온 바 있다.

노조는 “태가비엠이 체결한 단체협약을 살펴보면 이것이 부당한 해고임은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며 “지난 2월 6일, 태가비엠이 대표교섭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에는 ‘정년을 만 70세로 정한다’고 표기돼 있고, ‘계약기간동안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적시돼 있음에도 단협의 내용과 취지조차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가 지난 25일 계약만료 통보 직후 현장소장, 본사 노무담당 이사 등에게 연락했으나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장 청소노동자 중심으로 파악한 바, 이번에 ‘계약만료 통보’를 전달받은 청소노동자는 세브란스병원 내 태가비엠 소속 청소노동자 221명 중 단 한 명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원청 사용자로써의 책임을 다 하며 최소한의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보다 공권력이 자신의 수족이라도 되는 양 행동하는 세브란스병원 때문에 오히려 문제는 악화될 뿐”이라며 “태가비엠과 세브란스병원이 해고를 철회할 때까지 지속적인 로비 선전전 등을 진행하며 투쟁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