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건강

점심대용 컵라면 “용기부터 확인하세요”

pulmaemi 2009. 4. 28. 10:49

신라면 큰사발·왕뚜껑 등 플라스틱 재질 여전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 직장인 김미영(28)씨는 어려워진 경기 한파에 점심값이라도 아끼려고 회사근처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삼각김밥 등을 주로 이용한다.

김씨는 어느 날 회사 동료들과 컵라면을 먹다가 문득 몇해전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던 컵라면 용기에서 환경호르몬 검출 위험 가능성에 대한 언론 보도가 생각이 났다. 예전과 달라지지 않은 컵라면 용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물론 직장인들에게도 인가가 높은 컵라면 용기가 종이 재질로 교체되고 있으나 신제품이 아닌 종전의 제품의 경우 플라스틱 재질의 용기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대 초반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컵라면 용기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실제로 폴리스티렌 소재의 플라스틱 용기에서 검출되는 스티렌 다이머 및 트리머는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분이라고 알려져 있다.

컵라면 파동이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던 만큼 업계에서는 종이나 전분 등 용기에 대한 다른 재료의 사용이 논의 됐으며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정책을 추진했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라면업계에서는 종이용기로 교체하고 있지만 일부 인기제품의 경우 여전히 폴리스티렌(PS) 소재의 용기를 사용중이다.

한국야쿠르트의 경우 ‘왕뚜껑’ ‘짬뽕 왕뚜껑’ ‘도시락’ 등 주력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플라스틱 재질(폴리스티렌 수지)이 이용돼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심도 ‘신라면’ ‘튀김우동’ ‘새우탕’ 등 큰사발 제품의 경우 여전히 사용하고 있으며 ‘짜파게티 범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삼양식품과 오뚜기도 일부 컵라면 용기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기술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들며 순차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왕뚜껑과 도시락의 경우 일반 컵라면 용기와 모양과 크기가 달라 종이용기로 바꾸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농심은 ‘무파마’ ‘건면’ ‘짜파게티’ 등 일부 큰사발과 소형 컵 제품의 경우 종이 용기로 교체했으나 컵라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큰사발 매출은 여전히 큰 만큼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안은 여전하다.

농심 관계자는 “컵라면 용기를 한꺼번에 종이로 바꾼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신제품의 경우 종이 용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기존에 생산되고 있는 제품은 순차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면업계에서는 플라스틱 용기 대신 종이 용기로 바꾸고 있으나 이 또한 안전성을 100% 장담하기는 어렵다.

종이 용기를 표방하는 이들 제품의 경우에도 방수를 위해 용기 내부에 코팅을 하고 있는데 이 코팅 재질 또한 폴리에틸렌이라는 합성수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에틸렌은 컵라면 이외 종이컵 내부 코팅에 사용되고 있지만 책받침 코팅 등에도 이용된다.

업계와 식약청 등에서는 폴리에틸렌의 인체 유해성에 대해 문제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주부 정다은(40)씨는 “맞벌이를 해 아이가 밥 대신 컵라면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스티로폼이 사용된 용기는 피하려고 한다”면서 “그러나 종이용기에도 합성수지로 코팅이 되었다는 말을 들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 (hjsh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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