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여성암 발병률 2위 ‘자궁경부암’…자각 증상 없이 서서히 다가온다

pulmaemi 2016. 1. 22. 17:41

“미성년자 자녀,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챙기는 것 필요”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 중 2번째로 발병률이 높은 대표적인 여성암으로 우리나라 여성암 중 7위를 차지한다.

이는 하루 평균 3명이 생명을 잃는 무서운 질병이기도 하다. 자궁의 목 부분인 자궁경부에 암이 생기는 것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하는데, 초기에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자각 증상이 전혀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자궁경부암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3만2595명으로 전년도(2만8512명)에 비해 14% 증가했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주웅 교수의 도움말로 질 출혈·분비물 증가, 골반통·요통, 체중 감소 등을 동반하는 자궁경부암에 대해 알아본다.

자궁경부암은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주된 원인이며, 약 150여 가지의 HPV 종류 중 16과 18형이 자궁경부암 발생의 70%를 차지한다.

일반적인 암의 경우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나 자궁경부암은 원인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암 중에서는 유일하게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오해로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오해는 성관계 경험이 있으면 접종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백신 접종이 성인 여성의 자궁경부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호발 연령은 40~50세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환자의 증가 추세가 거세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보험급여를 받은 20~39세 젊은 환자의 등록 건수는 지난 2010년 3340건에 비해 약 25% 증가한 2014년 4172건으로 나타났다. 

20~30대 자궁경부암 환자의 증가 원인은 주로 국내 청소년의 빨라진 성경험 시작 시기로 보는 견해가 많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경험이 있는 중·고등학생들의 성경험 시작 평균 연령은 13.2세를 기록했다.  

사춘기 시절 조기 성 경험은 자궁경부의 세포 성숙을 빠르게 진행시켜 자궁경부의 세포가 변하도록 유도하는데, 이는 HPV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주웅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젊은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청소년의 성 경험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 미성년자인 자녀들의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며 “백신 접종의 최적의 시기는 9세부터 13세로, 원래 3회 접종이 기본이지만 초·중학생의 경우 어린 나이에는 2회 접종으로도 예방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자궁경부암에서 100%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그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주원인이 되는 16과 18형 외에도 다른 번호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암 진행까지 약 10~15년 정도의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는 자궁경부암의 특성상 정확한 정기검진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진단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는 세포검사로, 자궁경부를 솔로 문질러 떨어진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암세포를 가려내는 방법을 활용한다. 다만 검사의 정확도가 75~85% 정도이기 때문에 꼭 주기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아울러 주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생존율이 매우 높아 충분히 극복 가능한 암이므로, 올바른 정보를 숙지하고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