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홈페이지에 ‘해명과 방어가 필요한 것 같다’ 글 올려
[데일리서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와 언론의 흘리기식 보도에 대해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과 방어가 필요한 것 같다’는 제목의 글에서 “민망한 일이라 변명할 엄두도 내지 못했으나, 검찰에서 나오는 소재로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기정사실로 보도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이 글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권양숙 여사가 아닌 자신의 요청에 따라 돈을 보냈다고 거짓 진술을 하고 있거나, 혹은 박 회장이 그런 진술을 하지 않았음에도 검찰의 흘리기에 의한 왜곡 보도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소재는 주로 검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을 직접 비판했다.
앞서 검찰은 12일 부산지검에서 권양숙 여사를 소환조사한 직 후 "권 여사를 더이상 소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혐의를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 둔 것을 시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직접 해명하는 경위에 대해 "도덕적 비난과 범죄는 전혀 다른 차원인데다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제가 당당해질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일단 사실이라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향후 치열한 법적공방을 예고했다.
노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7일 권 여사의 금품수수 사실을 시인했고, 8일에는 지지자들에게 “냉정한 평가를 한 글에 대해 비난·공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글 전문이다.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도 민망한 일이라 변명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언론들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놓아서 사건의 본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재는 주로 검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기정사실로 보도가 되고 있으니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민망스러운 이야기 하지 말고 내가 그냥 지고 가자. 사람들과 의논도 해 보았습니다.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습니다.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라는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된 것은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참 구차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습니다. '몰랐다니 말이 돼?'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상식에 맞는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도를 보니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입니다. 참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동안 계속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구차스러울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성실히 방어하고 해명을 할 것입니다.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제가 당당해질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일단 사실이라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9년 4월 12일
노무현
김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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