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우리의 세상 아름답게' / 북새통 선생 / 2009-04-10)
한마디로 도덕성 세우기를 가장해 도덕성을 때려잡는 역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치 영역에서 권력과 금권에 있어 도덕성으로 순위를 매겨 줄을 세우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앞에 있고, 그다음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있으며, 김영삼은 전두환과 노태우보다는 낫지만, 앞의 두 분보다는 한참이나 격이 떨어지고,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도 저 뒤에서 꼴찌를 다투는 것은 분명합니다. 솔직히 말해 권력과 금권의 자유로움에 있어서 다른 누구와 비교할 수도 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 한 분만 독보적으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도덕성을 이유로 가장 많이 지탄받아야 할 대상들이 총궐기하여 도덕성이라는 총을 무기 삼아 가장 청렴한 전직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으니 참으로 분노가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총대를 거꾸로 잡고 자신들을 쏘는 게 더 알맞은 자들이 이러고 있는 꼴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도덕성을 두고 논한다면 가장 몰매를 맞아야 할 당사자들이 오히려 유일하게 착한 사람 하나를 두고 너 혼자만 특출나게 깨끗하다고 티 하나 샅샅이 뒤져서 멍석질하겠다는 참담한 상황이란 말입니다.
정치에 있어서 도덕성을 논할 때 우리의 상황이란 모든 정치하는 이들이 아주 우월한 도덕적 기준을 따르는 상태에서 간혹 그 기준 이하로 떨어지는 사람을 벌주는 구조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부패한 사슬이 많아서 높은 기준을 세워놓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경주를 해야 할 상태입니다. 현실과 너무 멀리 있는 도덕성의 기준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그 기준을 설정하고 도달하기 위해 노력을 했고 상당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노무현 당선 이전의 선거와 이후의 선거는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분명히 지난 시절과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공적인 영역, 특히 정치자금의 영역에서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참여정부 구성원들의 인사에서도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졌습니다. 한나라당은 털끝만큼의 잘못도 가리지 않고 걸러내었고 그 시절 장관들은 국회의 바늘구멍 같은 인사검증에서 통과한 분들입니다. 급기야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의 인사청문과 같이 한나라당이 스스로 태업을 하여 문제없는 분의 인사조차 방해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참여정부의 정부 구성에서 도덕성은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벌써 증명된 역사적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장관들을 보면 국회의 인사청문에서 수두룩한 하자들이 발견된 채 그대로 임명되어 그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 정권은 벌써 정부의 구성에 있어 도덕성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고 후퇴하였습니다. 불법 의혹을 받는 땅투기가 수두룩하고, 논문 표절 의혹도 쌓여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조차 어마어마한 부정부패의 비리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 당선된 상황입니다. 참여정부 시절 철저히 가리던 기준을 들이대면 지금 장관들은 모두 자진해서 물러나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가장 도덕성의 이상적인 목표에 가까이 다가간 전직 대통령을 가장 밑바닥에 있는 부패집단의 카르텔이 도덕성을 이유로 공격하는 역설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 잘못은 있습니다. 그 잘못이 어떤 법적 평가를 받을지 아직 모르겠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선언하듯이 잘못은 잘못이라고 분명히 선을 긋고 솔직하게 사과를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잘못도 도덕성과 청렴성의 면에서 작은 누가 될지언정 그로 인해 정부의 의사결정 자체가 왜곡되었다는 합당하지 않은 비판을 들을 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결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작은 허물을 물고 늘어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면 우리 사회가 더 높은 도덕성의 기준을 달성하는 데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 밑바닥에 있는 부패의 카르텔이 자신들의 불법적 구조를 더 공고히 하는데 도움만 될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부패의 카르텔이 자신들 저 위에 놓여 있는 도덕적 이상을 칼자루 삼아 그 이상에 가까이 다가가려던 전직 대통령을 찍어 누르려는 행태는 도덕성 바로 세우기가 아니라 도덕성의 싹을 갈아엎고 잠재우는 일이 될 뿐입니다. 부패의 카르텔이, 그것이 1% 특권층의 공고한 사회적 계층이든지, 한나라당이든지,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이든지, 지금 그들이 내세우는 도덕적 기준은 부패의 공고한 사슬을 깨고 더 높은 진보를 이룩하려는 사람만 잡아 옭아매는 수단으로 작용할 뿐입니다.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고 그것에 도달해야 할 정치적 상황에서 그 기준에 한참이나 모자란 자들이 오히려 그 기준을 이용해 그 기준에 가까이 간 사람을 쳐내는 현실이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벌어지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만약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런 기준에 완벽히 도달하지 못했다고 깎아내리는 것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그만큼 높은 이상에 완벽히 더 다가갈 수 있다면 인내하고 감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반대로 그나마 도덕적 기준을 향해 앞으로 나아갔던 발걸음조차 돌려세워 넘어뜨리는 상황이 되어버리니 어떻게 동의할 수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도덕적 기준에 가까이 간 사람에게 너만 홀로 그 틀을 깨고 나가 부패의 공고한 구조를 위태롭게 만들어 놓았다는 죄명을 씌워 찍어 내리는 꼴 아닙니까?
물론 부패의 카르텔과는 동떨어져 있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진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지식욕은 그때그때 자신의 배만 채우기에 급급해서 참으로 어리석고 한심합니다. 모든 권력을 부당하게 휘두르는 거대한 세력에게는 끝없이 침묵하면서 현직일 때나 전직이 되어서나 모든 권력을 내려놓은 분에게만 큰소리를 내며 알량한 지식인의 의무를 다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제 잘난 맛만 알고 순수한 열정은 이미 잊어버려 누군가를 열렬히 지지한 적도 없고 그렇다고 잘한 일조차 한번 제대로 인정한 적도 없으면서 자신들의 의무를 이런 때만 충족시키기 위해 달려들어 우쭐해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개인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 현실적 결과는 엉뚱하게도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몰락시키는 부패의 카르텔이 그 권력을 공고히 하는데 이바지할 뿐입니다. 자칭 균형을 취한 지식인이라고 말하지만 하이에나와 다를 바 없는 행태로 썩어버린 의무만을 찾아 배 채우는 사람들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도덕성을 말하고 있으나 도덕성을 세우는 게 아니라 그나마 이루어진 도덕적 진보를 때려잡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치구조가 매우 청렴한 상태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 선을 넘은 것이 아니라, 목표가 되는 그 선에 한참이나 뒤떨어진 부패와 사익의 집단들이 그 선 아래에 가장 근접하는 데 성공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달려들어 물어뜯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뽑을 당시 구시대의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분을 하늘에서 내려받아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시작도 구시대로부터 출발해서 그 시절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구시대를 살아가던 우리는 우리와 함께 높은 도덕적 이상을 성취할 수 있는 리더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력과 도전을 보았기 때문에 그분을 대통령으로서 선택한 것이고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구시대를 끝내고 더 높은 목표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아직 도달하지 못한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비판한다면 그것은 바로 그 목표에 한참이나 뒤떨어져 초조하게 발 구르던 부패의 카르텔에게 물어뜯을 구실을 주어 그들의 입지만 더 공고하게 만들 뿐입니다. 너희 서민들은 앞으로는 정치와 경제의 특권층만이 누리는 부패의 카르텔에 도전할 엄두도 내지 말라는 본보기로 벌주는 효과밖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여러분,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키고 후원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부패의 카르텔에 속한 자로서 또는 그들에게 속아 넘어간 자로서 도덕적 기준에 한참 못 미친 저 밑바닥을 박차고 나가 도덕적 이상에 가까이 다가간 모범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에 동참하시겠습니까? 그들과 함께 돌을 던지시겠습니까? 부패의 카르텔이 제시하는 미끼를 물고 그 거래에 응하시겠습니까? 거대한 부패 세력은 모두 놓아주고 그곳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간 분만 오히려 희생물로 삼자는 거래에 서명하시겠습니까?
거대 재벌들의 조직적인 불법도 어느 하나 제대로 심판받지 못했고, 그들로부터 흘러나온 수많은 떡값조차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으며, 어느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검찰이 구형조차 포기해 법원이 의원직 유지시켜주는 명목상의 벌금만 내고 종료시키며, 폭력으로 힘없는 여자 연기자의 자살까지 몰고 간 성 상납 리스트에 오른 거대한 족벌신문의 이름은 모두가 벌벌 떨며 땡땡으로 처리하는 상황에서 그것으로부터 틀을 깨고 앞으로 나간 분만 희생물로 삼자는 흉계에는 모두가 큰 목소리를 내며 호응하겠다는 말입니까?
지금 상황은 우리 모두가 높은 기준을 달성해서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남아있는 약간의 잘못마저 뛰어넘어야 할 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상황은 대다수 부패의 카르텔로부터 소수의 그룹이 이탈해 도덕적 기준에 다가간 것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찍어내려 아예 그 싹을 자르려는 작당에 불과합니다.
국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선택한 이유는 아직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것에 있었지, 이미 목표를 달성해 지고지순한 곳에 있는 분을 모셔오고자 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충분히 그 기준을 끌어올려 놓았기 때문에 이에 좌불안석이 된 부패 카르텔이 드디어 기회를 엿보아 반역사적 불명예의 테러를 자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테러 같은 구시대의 궐기에 속는 국민도 부지기수인 점이 답답할뿐더러 속지 않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에 대응할 힘도 없어 한없이 슬플 뿐입니다. 더불어 노무현 전 대통령도 구시대에 정치를 시작하시면서 그 질곡에 한 발 걸친 채 출발했기 때문에 지지자들에게 밥 한 끼 사기도 어려웠고 퇴임 후 살 집을 위해서도 빚을 내야 할 정도로 힘드셨는데 그 고충도 모르고 바라는 것만 많았다는 게 마음속에 한없이 후회스러울 따름입니다.
여러분은 결코 저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지 마시고 현명하게 우리가 누구를 지켜야 할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돌을 던지는 자들이 오히려 그 돌을 맞아야 마땅합니다. 바위투성이 밑바닥에서 그곳을 벗어나 앞으로 향했다고 그의 주변이 과거에 호주머니에 넣었을지도 모르는 조약돌에 덕지덕지 쇠뭉치를 붙여 던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우리가 이 바위투성이 질곡을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원하신다면 누구의 방패가 되어야 할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 출처 - http://blog.daum.net/yamuzindream/6984388
ⓒ 북새통 선생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30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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