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듬, 완치 개념이 아닌 증상완화 개념
[메디컬투데이 민승기 기자]
씻는 걸 좋아해 하루에 1번이상은 꼭 머리를 감는다는 조모(26)씨는 “씻은 후 개운함을 즐기는 편이여서 머리도 매일 깨끗이 감고 있지만 언제부터인지 비듬이 생겨 고민이다”며 “비듬이 있으면 탈모가 된다고 하던데 더욱 걱정된다”고 말했다.
흔히 비듬은 머리를 감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누구나 비듬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 머리는 한달여를 주기로 표피세포를 밀어내고 표피아래의 새로운 세포가 올라오는 표피재생 과정을 가지고 있어 떨어져 나간 세포 덩어리가 비듬이 된다.
개개인의 정도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어느 정도씩 비듬을 갖고 있는 것은 의학적으로 정상적이다.
하지만 비듬이 문제가 되는 것은 눈에 확연히 보일 정도로 많이 생기거나 심하게 가려워 일상생활에서 곤란을 겪에 만들고 이는 사회생활에 있어 ‘더러운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곤 한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동윤 교수는 “비듬이 심해지는 증상은 표피 재생주기가 가속화돼 비듬 생산량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인데 흔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머리를 자주 감지 않아 생기는 것이 아니다”며 “잠이 부족하거나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면 비듬이 증가하게 되고 기전을 알수 없지만 스트레스가 비듬의 증가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비듬 방치시 탈모 생긴다?
과거 제대로 씻지 않던 시절에는 효모나 곰팡이가 자라나 몹시 가려운 증상을 나타내면 비듬을 유발했지만 이런 비듬은 머리를 자주 감고 효모나 곰팡이를 없앨 수 있는 약품을 사용하면 치료가 가능했다.
하지만 매일 머리를 감는 요즘에 이르러서는 효모나 곰팡이에 의한 비듬은 거의 자취를 감춘 반면 별다른 가려움증이 없는 지루성 피부염 비듬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비듬에 대한 사람들의 고통과 관심은 많은 반면 정확한 기전을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두피의 피지와 말라세지아 효모균의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말라세지아 효모균은 정상인의 피부에도 널리 분포하고 있는 지질친화성 균으로 지루성 피부염, 어루러기, 말라세지아 모낭염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비듬은 두피의 모공을 막기도 해 피지가 늘어나게 되고 모낭 부분에 염증이 생기고 이처럼 모공이 막히고 모근이 위축되거나 염증이 생기게 되면 결국 탈모로까지 이어지게 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건국대학교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머리가 가렵다고 손톱으로 긁게되면 두피에 상처가 생기고 이 상처를 통해 2차감염이나 심할 경우 진물이 나거나 심각한 피부염을 일으키게 된다”며 “이로 인해 일시적인 탈모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교수는 “경증이라면 비듬샴푸를 이용해 비듬발생을 억제시키고 비듬이 심한 경우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비듬은 완치개념이 아닌 증상완화 개념
비듬은 종래 생각처럼 자주 감기만 한다고 해결되는게 아니라 원인을 찾아 그에 맞게 대처하고 비듬을 억제할 수 있도록 평소의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 좋다.
자주 씻게 되면 강한 세정력을 가진 샴푸, 비누 등에 자주 노출되고 이는 오히려 비듬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비듬치료는 자주 감는 것보다 잘 감는 것이 중요하다.
비듬 초기 증상에는 ‘니조랄’ 등 비듬제거용 샴푸를 사용하거나 황화 셀레늄, 타르, 혹은 아연제제가 포함된 샴푸를 사용하고 최근에는 진균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항진균제가 포함된 샴푸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비듬제거용 샴푸는 효모, 공팜이균에 의한 비듬에는 탁월하나 대부분의 비듬에서는 각질피부의 탈락을 방지하는 작용만 하므로 주 1~2회 사용해야지 그 이상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를 자극해 좋지 않다.
따라서 주 1~2회 약용샴푸를 사용하고 다른 날에는 비듬방지 성분이 함유된 일반샴푸를 사용해 비듬발생을 억제시키는 것이 좋다.
몇 달을 이렇게 하다보면 증상이 좋아지게 되는데 이때는 비듬방지 성분이 함유된 일반샴푸로만 감아보다가 증상이 나빠지면 약용샴푸를 다시 사용하는 방식으로 본인이 잘 조절해야 한다.
대다수의 비듬은 생활습관의 변화로 적절히 대처할 수 있지만 비듬발생 원인을 잘 모르겠거나 지나친 비듬발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발생원인과 치료법을 상의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울러 건선, 아토피 피부염, 접촉피부염, 머릿니 등의 질환도 비듬과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므로 비듬이라고 방심해선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겨울처럼 피부가 건조해지면 비듬균이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된다”며 “최근에는 비듬균이 비듬샴푸에 내성이 있는지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민승기 기자 (a1382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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