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사고 후 불쑥불쑥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

pulmaemi 2015. 1. 19. 14:26

만성 PTSD, 예후도 좋지 않고 다른 문제 동반하기도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아무도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출구로 나가기 위한 위태로운 상황, 깊고 어두운 바다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긴박한 시간, 가족들을 다시 만나 생존했다는 감격에도 죽음에 임박했던 충격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이와 같이 큰 사고를 겪은 뒤에는 갑작스런 생명 위협에 대한 기억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란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에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정신적 질환을 뜻한다.

정신적 외상은 충격적이거나 두려운 사건을 당하거나 목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외상들은 대부분 갑작스럽게 일어나며 경험하는 사람에게 심한 고통을 주고 일반적인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압도한다. 

환자는 외상이 지나가도 계속해서 그 당시의 충격적인 기억이 떠오르고 그 외상을 떠오르게 하는 활동이나 장소를 피한다. 신경이 날카로워지거나 집중을 하지 못하고 수면에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거나 상실할 것 같은 공포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충격적인 경험 후에 정신적인 불안을 겪는 것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따라서 정신적 외상 후에 보이는 증상을 처음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활립 교수는 “사고 후 한 달이 지나도 증상들이 계속되거나 혹은 심해지는 경우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부르며 이 경우에는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에도 이런 외상적 사건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우울증 같은 정신과적 질환이 있었던 경우, 그리고 사고 이후에 다른 문제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가족이나 사회적 지지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이렇게 PTSD로 가는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조기에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배 교수는 “PTSD의 치료로는 약물치료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외상적 사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안구운동을 해 기억을 고통스럽지 않게 재처리하는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 단계적 노출을 통하여 회피증상을 경감시키는 노출치료, 외상적 사건에 대한 인지와 행동을 조절하는 인지행동치료 등의 치료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상적 사건 이후 3개월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를 ‘만성 PTSD’로 부르며 이 경우 예후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우울증이나 알코올의존, 약물 남용 등의 다른 문제도 동반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PTSD는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