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귀·피부

천 개의 얼굴을 가진 병 '루푸스'

pulmaemi 2014. 12. 17. 12:16

환자마다 침범되는 장기 달라 증상 매우 다양해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 직장인 황모(여·43)씨는 언제부턴가 자꾸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열이 나고 피곤해 단순 감기 증세인 줄 알았으나 차츰 얼굴과 목, 팔에도 반점이 나타나면서 통증이 자꾸 심해져 갔다.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은 결과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성 루푸스'라는 진단을 받았다. 

루푸스란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체계 이상으로 생기는 대표적 만성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피부, 관절 등의 정상적인 조직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의학적으로 정확한 이름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이지만 흔히들 줄여서 루푸스라고 부르는데 말의 어원은 라틴어로 늑대라는 뜻으로 환자의 피부가 늑대에 물린 것처럼 붉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 질환의 증상은 매우 다양해 ‘천 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루푸스는 환자마다 침범되는 장기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도 개인마다 매우 다양하다.

우선 피부 증상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양쪽 뺨에 나비 모양의 발진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적이며 그 외에도 원판성 발진, 광과민성, 구강 궤양 등이 있다. 

뺨에 주로 생기는 나비 모양의 발진은 편평하거나 약간 융기된 홍반을 말하며 경계가 불분명하고 코와 입술 사이의 주름의 선을 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광과민성이란 피부가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이후 홍반이 발생하는 것이고 구강 궤양도 루푸스에서 흔히 관찰되는 증상 중 하나로써 점막이 존재하는 모든 부위에 궤양이 발생할 수 있지만 구강 궤양이 가장 흔히 발생한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는 “희귀난치성질환인 루푸스는 임상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 진단이 어려우며 진단을 받아도 지속적인 염증 반응으로 인해 신장, 심장, 폐, 신경계 등의 장기 손상이 일어날 수 있는 중증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잡하고 어려운 질환인 루푸스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치료를 위해 높은 의료비용이 부과된다는 점을 고려해 루푸스 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높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